[이사람]이덕선 하나방송 대표

그가 소식을 전달했을 때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새삼 실감났다. 지난 2009년 말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췄던 그가 4년여 만에 예고도 없이 근황을 알려왔다. 오랜만에 연락한 그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했다.

[이사람]이덕선 하나방송 대표

주인공은 이덕선 하나방송 대표다.

이 대표는 ‘케이블TV 산업의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에 관한 실증분석’이라는 논문으로 지난달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논문에서 MSO와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의 사업 범위 확장 등 규모 확대에 따른 케이블TV의 효율성 등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구체적 사례를 통해 MSO·MPP 규모 확대가 개별 사업자의 성장과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이 대표의 이력을 아는 사람 전부 그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논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케이블TV 역사의 산 증인이라도 해도 손색이 없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물산·한화경제연구소를 거쳐 1995년 케이블TV에 입문했다.

그는 과거 MSO 큐릭스 대표를 거쳐 티브로드홀딩스 대표를 역임한 케이블TV 간판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큐릭스 대표 시절에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협의회 이사와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이론가로서, 전략가로서 정평이 자자했다.

그는 한동안 두문불출했지만 케이블TV와의 인연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4월 하나방송을 인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며 “케이블TV에 입문할 때 30세였는 데 벌써 52세가 됐다”고 털어놨다.

하나방송은 경남지역 개별 SO로, 통영시·거제시 등을 권역으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하나방송 인수 이후 지속적인 투자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고 소개했다.

하나방송이 MSO에 비해 규모는 절대적으로 작지만 개별 SO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가입 가구가 40만이지만 하나방송 정상 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뿐만 아니다. MSO와는 다른 새로운 개별 SO 모델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케이블TV 본연의 취지인 ‘지역밀착’ 방송모델을 하나방송이 제시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