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대비하는 삼성…메디컬 데이터 전송 방법 특허출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5일 주주들에게 통신문을 보내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모바일 헬스케어’를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4페이지 분량의 통신문에서 권 부회장은 “고객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라이프케어(Life Care) 분야로 스마트홈411과 모바일헬스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IT와 의료를 접목해 신 시장을 창출하려는 삼성의 의지는 지난해 11월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 때도 엿보였다. 권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50억달러 수준인 모바일헬스 시장이 2020년에는 20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10년 안에 이 분야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원격의료 시대에 대비,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일찍부터 기술력 쌓기에 착수한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원격진료와 연관된 기술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환경에서 메디컬 데이터의 비-전송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 및 시스템’이란 이름으로 출원된 이 기술은 센서에서 전달되는 의료정보를 끊김없이 전송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전자가 제출한 청구항에 따르면 ‘프라이머리 게이트웨이의 일부 인터럽트의 경우 심리스한 메디컬 데이터 전송을 달성하기 위해 프라이머리 게이트웨이에 의해 대체 백업 게이트웨이의 선택을 제안한다’는 내용으로 서술돼 있다.

환자에게 부착된 스마트 기기나 센서로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감지하고 진단서버가 응급상황을 예측하면 원격지에 있는 의사가 응급조치를 취하는 원격의료에 활용될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20일 이 같은 내용의 기술을 특허출원했다. 기술 개발은 훨씬 이전으로 추정된다. 삼성이 다음 성장동력을 위해 상당기간 공을 들여온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IT와 의료 기술이 융합된 헬스케어 분야에서 국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출원한 관련 특허는 106건이다. 이는 SK텔레콤(93건)·한국전자통신연구원(81건)·경북대학교(44건)·KT(43건) 등을 앞선 수치로, 원격의료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대학병원이나 통신사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원격의료 도입 시 삼성이 시장 개척에 가장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원격의료가 불법인 상황이어서 삼성의 관련 기술이 상용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반면에 의사협회는 시범사업을 통해 타당성을 검토한 뒤 법안이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원격의료 문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헬스케어(IT+의료) 관련 다출원 순위


(자료: 특허청)

원격진료 대비하는 삼성…메디컬 데이터 전송 방법 특허출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