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지 어느새 7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은 무수한 스타를 배출했고 몇몇은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중 페이스북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처럼 해외에서 뜬 서비스가 모두 국내에서도 성공할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링크드인, 포스퀘어,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어 버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케팅 에이전시를 선임하며 간을 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이유는 이들이 전력을 다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인을 세우고 현지 직원을 채용해 서비스를 키우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얻은 명성을 마케팅 에이전시를 등에 업고 미디어에 알리는 정도가 고작이다. 최소 비용을 투입해 반응이 있으면 그때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에게 좁은 한국이 선제 투자할 만큼 가치 있는 시장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른바 ‘현지화’ 노력 없이 무혈입성 할 수 있는 시장도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은 한국인 창업자 정세주 눔(NOOM) 대표는 “한국 시장이 가장 까다롭다”고 했다.
사용자 기대수준이 다른 어느 시장보다 높아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서비스 확대가 어렵다는 말이다. 눔은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과 서비스를 먼저 테스트 한 후에 반응이 좋으면 미국에 적용한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어느 시장에서도 성공한다는 경험 때문이다.
트위터가 최근 한국에 지사를 냈다. 현지 인력 없이 안착했지만 최근 트래픽 하락이란 위기를 맞은 후 내놓은 조치다. 2010년 한국 지사를 내고 현지화 노력을 기울인 페이스북과 비교된다. 뒤늦게라도 법인을 낸 걸 보면 한국이 버릴 시장은 아닌 모양이지만 떠나기 시작한 사용자를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절대 만만치 않은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서비스 기업의 소극적 태도는 국내 경쟁 기업에게는 기회다. 단단해보이던 트위터 역시 한국에서의 미래를 알 수 없다. 거대 서비스 기업의 쇠락은 새 혁신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세상을 놀라게 할 새 SNS 스타기업의 탄생을 기다린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