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34>스타트업의 생명, 실행력(2)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34>스타트업의 생명, 실행력(2)

구현능력, 설득력, 문제해결 능력도 좋은 스타트업이 진전이 없는 때가 있다. 걸림돌이 실행력을 누르고 있다.

‘두려움’은 추진력을 떨어뜨린다. 평판을 잃는 것이 두렵다. 법적인 위험을 피하려 돌아가거나, 투자금을 보존하려다 추진력을 상실한다. 추진력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루는 힘’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며 회색 지대를 드나든 창업자가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든다. 안 된다고 말하고 회피하는 것은 샐러리맨들의 권리기는 하지만 창업자에게는 변명이다.

‘게으른 창업가’는 추진력이 없다. 엄청난 고객 데이터와 씨름하고, 귀찮은 자료를 작성하는 부지런함과 근면함이 없이는 추진력도 없다. 회사도 출근하기 싫을 때가 많다. 적당히 하고 숨고 싶은가? 실무는 직원에게 맡기고 나는 더 중요한 일을 한다고 거짓말하고 싶은가? 골프장에서 비즈니스한다고 우기고 싶은가? 고객 영업을 한다면서 친구 만들기를 즐기는가? 게으름에 굴복한 창업가는 조직을 똑같이 물들인다.

중요한데 결정하지 못하거나, 결정은 했는데 실행이 뒤로 밀리고 있는가? ‘관료화된 조직’의 증상이다. 대기업만 관료화되는 것이 아니다. 인원이 많아야 관료화되는 게 아니다. 두 사람 조직도 관료화될 수 있고 관료적으로 일할 수 있다.

관료화된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효율을 위해 노력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기보다 직원을 늘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추진력은 바닥을 기는데 인원이 늘어나면 관료화의 증세는 더 깊어지고 추진력은 더 잃는다. 형식과 절차, 입장과 체면이 고객의 가치를 덮어버린다. 조직이 10명일 때보다 100명이 되면 일의 속도가 더 느려진다는 것은 정설이다.

오늘 이야기한 것이 내일 고객의 손에 들려졌는가? 아니면 홈페이지 단어가 틀렸는데 며칠 동안 혹은 몇 달 동안 고쳐지지 않고 있는가? 전화로 제안한 개선사항이 통화가 끝나기 전에 수정되는가? 아니면 고객게시판에 올라온 좋은 제안을 수개월째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나?

스타트업의 생명력은 실행력과 속도다. 두려움과 게으름과 관료화를 이겨내고 달리는 창업가가 속도의 시원한 바람을 얼굴로 느낀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