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모바일 CPU 코어 어디로 가나…4개 기술 후보 경합

다음달 한국형 모바일 프로세서 코어 기술의 윤곽이 드러난다. 연구기관과 중소 팹리스 기업이 개발한 4개 코어 기술이 후보군으로 올라온 가운데 다음달 공청회를 계기로 향후 개발 전략 등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코어 기술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개발 전략 수립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반도체산업 재도약 전략’을 발표하면서 칩 설계의 기본이 되는 CPU 코어 국산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가 업계 자료를 인용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 팹리스 기업이 해외 코어업체에 내는 로열티 규모는 지난 2008년 1800억원에서 2012년 3500억원대로 치솟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산학연 전문가들로 관련 위원회를 구성,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전문가 위원회는 이번 주 마지막 회의를 갖고 의견을 가다듬은 후 내달 둘 째주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모바일 CPU 코어 개발 전략(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전문가 위원회에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4개 코어 기술을 중심으로 논의됐다. 연구기관에서는 전자부품연구원이 개발한 ‘멘사’, ETRI가 옛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팍 프로세서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ISA’, KAIST가 지난 2008년 개발 후 상용화를 진행 중인 ‘코어에이’가 각각 다뤄졌다. 업계에서는 팹리스 기업 에이디칩스가 개발한 ‘이스크(EISC)’ 프로세서가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한국형 모바일 CPU 코어 개발 사업을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기 힘든 만큼 이들 기술 중 하나를 기본으로 개발하되 다른 기술 개발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결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깃 시장은 암(ARM)이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하이엔드 모바일 CPU 코어 보다는 산업용 기기 등에 적용되는 미드레인지급 CPU 코어에 맞추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금 당장 ARM과 정면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실제 수요 창출이 가능한 시장부터 공략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이혁재 KEIT 시스템반도체PD는 “전문가 위원회에서 도출된 전략(안)을 다음달 공청회에서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기본 기술 선정과 연구개발(R&D) 과제 기획 작업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