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자 개발 중인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오딘’의 샘플 생산을 거쳐 상용 단말기 탑재를 위해 2분기 양산에 돌입한다. 첫 독자 AP 스마트폰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놓고 내부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들어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28나노 공정에서 오딘 상용화를 위한 양산 준비 과정을 밟고 있다. 시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보완되는 대로 곧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전자는 종전까지 자사 스마트폰에 퀄컴 AP를 탑재했으나 시스템반도체연구소를 통해 독자 AP를 개발했다. 지난해 사실상 개발을 마쳐 양산과 출시가 점쳐졌으나 업계 예상과 달리 지연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다시 AP 양산과 출시 채비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TSMC 팹에서 양산 공정을 가동했다. 수율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보완점이 드러나 수정(revision)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마치는 대로 2분기 상용화를 위한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첫 ‘오딘폰’을 어떤 단말기로 가져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업계는 LG전자가 처음 독자 AP를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오히려 첫 상용화라는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중저가 모델에 탑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랜 기간 AP 사업을 해온 삼성전자도 최근 AP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퀄컴의 아성을 뛰어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바로 전략 단말기에 탑재하기는 쉽지 않다”며 “보급형 모델에 우선 도입한 후 적용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P 독자 개발의 주목적이 100% 내재화가 아닌 외부 AP 조달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주력 모델 탑재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LG전자 AP 개발에 관여한 협력사 관계자는 “탑재 모델과 물량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양산에 들어간 상태”라며 “수율이나 기본 성능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LG전자의 전략적 판단이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측은 “아직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며 “곧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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