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전자회로·실장 전문 국제 전시회 ‘2014년 국제전자회로산업전(KPCA)·국제전자실장산업전(KIEP)’이 22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행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및 전후방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20개국 298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PCB 산업은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중심으로 이른바 ‘스마트기기 대전’이 벌어지면서 다시 한번 급성장했다. 스마트기기 고성능화와 고집적화에 따라 더 작고, 더 얇은 ‘경박단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PCB의 역할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각종 기능이 서로 융합하는 추세까지 더해지면서 PCB는 첨단 스마트기기 부품의 기능과 외형을 결정짓는 요소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PCB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생산 기준 634억달러 규모로 전년 610억달러에 비해 4%가량 증가했다. 한국에서만 11%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세계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며 658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PCB 시장은 아시아 중심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아시아 시장이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했다. 중국이 점유율 42%로 가장 높다. 한국(14%)은 일본(1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이 세계 시장에서 84%가량을 점하고 있다.
국내 PCB 산업은 꾸준히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스마트기기 수요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해외 시장에서 모바일용 하이엔드 기판 생산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기판 생산 규모는 지난해 10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올해도 8% 안팎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을 비롯해 원자재, 부자재, 설비, 전문 가공 등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국내 PCB 산업 총 생산액은 지난해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 늘어난 규모다. 분야별로는 △기판 65% △원·부자재 15% △전문가공 12% △설비 5% △약품 3% 등으로 구성됐다.
우리 PCB 산업은 경기·중부·남부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인천 남동공단과 경기 반월·시화공단이 주축이 된 경기권 PCB 산업 총 생산 규모는 8조6000억원이다. 인터플렉스·영풍전자·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이 대표 기업이다. 중부권과 남부권은 각각 4조7700억원, 2조4300억원 규모다.
국내 PCB 기업들의 수출도 활발하다. 1996년 이후 글로벌 경기 악화가 겹쳤던 지난 2001년과 2009년 두 해를 제외하면 매년 늘어났다. 지난해 수출은 51억8100만달러로 전년 42억7800만달러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계속 개선됐다. 우리 PCB 산업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1996년 2억140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23억6300만달러로 10배가량 커졌다.
이 같은 성과는 과거 PCB 산업 선발 주자인 일본에 의존했던 제품을 상당 부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덕분이다. 국내 PCB 기업들은 경성 PCB와 반도체 기판 등 전통적인 분야는 물론 연성 PCB와 임베디드·전장용 PCB 분야에서 착실히 기술력을 키웠다.
올해도 스마트폰용 임베디드·연성·반도체 기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에서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 신흥 시장에서 스마트기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호재다.
경쟁국인 일본의 견제를 극복하고 대만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국내 PCB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22일 개막하는 KPCA·KIEP 2014는 국내 PCB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경쟁력을 높이는 가속 페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기·삼성테크윈·LG이노텍 등 대기업에서 삼영순화·아주하이텍·이오테크닉스·인터벡스테크놀로지 등에 이르는 다양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최신 제품과 기술을 소개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회원사들과 공동관을 구성해 참가한다.
행사 첫날에는 김경희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하는 개막식이 진행된다. 오알켐과 동양잉크·리트젠·후세메닉스 4개사에 각각 국무총리상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이 수여된다.
김경희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장은 “우리 PCB 산업이 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며 “이번 전시회가 기업에 비즈니스 활성화와 신기술 개발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산업 동향과 최신 기술 정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