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2000만명 시대에도 유선 전화를 대체할 수 없는 `선거 여론조사`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 73%로 세계 2위를 달린다. 길 찾기부터 금융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일상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있다. 바로 선거 여론조사다. 편리한 스마트폰을 제치고 선거여론조사는 여전히 전화로 이뤄지는 ‘아날로그’를 고집한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사들이 리서치 기업에 여론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보도한다. 대형 리서치 기업인 닐슨과 한국 갤럽, 한국리서치 등은 여전히 전화면접을 채택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높은 보급률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패널 조사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표성’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스마트폰을 원활하게 사용하고 있는 계층의 분포가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의 신뢰성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스마트폰이 간편한 ‘터치’로 설문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성의 없는 설문조사를 양산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화 면접 방식의 설문조사가 오랜 기간 주요한 여론조사 방법으로 채택된 이유는 직접 육성으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대답의 신뢰성을 높여나갔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처치 본부장은 “전화 면접관들이 사는 지역, 성별과 연령 등을 직접 물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과정이다. 스마트폰의 터치 방식은 간편함으로 더 많은 모집단을 만들 수 있지만 아직까지 대표성과 신뢰성을 얻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전화 여론조사 방법은 조사기관 별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의 비율 기준을 달리하여 임의걸기(RDD)방식을 주로 택한다. 학계에선 유선전화가 사라지고 있어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산출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의 높은 보급률을 활용해 선거여론조사방식에도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은 패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오픈서베이’를 운영하는 아이디인큐(대표 김동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방송사 여론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조은희 목원대 광고홍보언론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 전 국민적으로 보급된 것이 최근의 일”이라며 “선거 여론조사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는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효과성이 입증해야할 과도기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