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투명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투명 노트북, 투명 스마트폰 등 차세대 투명 전자기기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과 교수와 김희동 박사가 환원 그래핀 산화물의 우수 전기 광학적 특성을 살려 가시광선을 80% 이상 투과시키는 투명 메모리 소자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투명한 전자 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현재 비휘발성 메모리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실리콘은 불투명해 투명 메모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투명 메모리를 만들기 위해 재료적 유연성과 광학적 장점을 지닌 그래핀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일정 용량 이상의 저장능력과 저항값을 갖는 투명 메모리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환원 그래핀 산화물을 이용해 저항 스위칭이 가능하고 투명하면서도 일정 용량 이상의 정보저장 기능을 갖는 저항변화 메모리(ReRAM)를 구현했다. 저항변화 메모리는 특정 전압을 공급했을 때 변화하는 저항상태를 이용한 비휘발성 메모리다.
실제 개발된 소자는 메모리로서의 안정성을 보였다. 개발된 투명 메모리 소자는 10만번 이상의 시험을 통과했다. 85℃ 고온 환경에서도 10만초 이상 정보저장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투명 노트북 같은 대용량의 정보저장이 필요한 미래형 전자소자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근 교수는 “반도체 물질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는 그래핀을 이용해 우수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보인 이번 연구결과는 미래 투명 전자 기기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투명 메모리 소자 구현 기술을 선점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지 4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