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카메라 결함을 인정하고 무상 교환을 실시한다. 미국에서 ‘경고:카메라 오류(Warning:Camera Failed)’라는 메시지가 뜨는 제품을 교체해주기로 한데 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기면 사후지원(AS)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카메라 결함이 모듈 내 메모리 저장장치인 롬(ROM)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지난 26일부터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사에서 판매된 갤럭시S5 중 카메라 결함이 발견된 제품을 교환해주는 한편 28일부터 한국에 판매된 단말기에 대해서도 무상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5 디스플레이 화면에 ‘카메라 오류’ 메시지가 뜨면 카메라가 영구적으로 작동 불능 상태가 된다. 하드웨어적인 문제라 교환이 불가피하다.
원인은 모듈 내 저장장치(롬)에 있는 것으로 삼성전자는 파악했다. 카메라모듈에 쓰이는 롬은 일반적으로 이이피롬(EEPROM)이다. 자동초점(AF) 장치나 이미지를 읽어들이는 상보형금속산화(CMOS) 이미지센서(CIS) 등의 구동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이피롬에 저장된 데이터가 소실되거나 AF 액츄에이터나 CIS와 제대로 연동되지 않으면 부품이 작동하지 않는다.
AF는 이미지 내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갤럭시S5는 초점을 사용자가 화면 어디에나 설정할 수 있도록 복잡한 알고리듬을 사용했다. CIS는 1600만화소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처음 적용됐다.
이이피롬은 비휘발성이지만 특정 전기적 신호를 받으면 데이터가 삭제되는데, 보드 시스템이나 모듈 설계상 전기 신호가 잘못 흘러들어가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카메라 기능이 갤럭시S5의 주요 기능 중 하나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만큼 삼성전자가 밝힌 롬 이외의 다른 요인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5 카메라 모듈은 삼성전기가 주로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는 모델도 있다.
카메라 구동 결함은 미국 버라이즌을 통해 판매된 제품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스프린트 등 다른 통신사용 모델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함이 발견된 제품은 출시 초기 판매된 스마트폰이고, 정확한 수량은 조사되지 않았다”며 “삼성 휴대폰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오류가 난 제품을 교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