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48>고객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부르며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48>고객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부르며

“파리를 날리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전단 만들 돈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하루에 두세 팀 있는 손님들이라도 자주 오게 만들자 하는 심정으로 손님들의 전화번호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매일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명 한명 특별하게. 그렇게 모은 전화번호가 700개가 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식당이 되었습니다. 불과 6개월 만에. 실화입니다.” 지인이 알려준 경기도 부평의 어떤 식당 이야기다.

본업과 고객에는 정작 관심이 없는 조직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에 대해 회의도 하고 계획도 세우지만 진짜 관심은 없이 관성으로 한다. 이미 해볼 것은 다 해봤다고 단정한다.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은 경쟁과 시장문제가 아니라 바로 고객에 대한 무관심과 패배주의다. 스타트업의 모든 것은 고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브랜드’도 내가 만든 예쁜 디자인이나 로고, 캐릭터 혹은 멋진 이름이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인식되고 있는가?’다.

스타트업은 홈페이지에서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잠재고객의 메일주소를 수집하지만 수만 세서 그래프를 그려 넣고 끝이다. 스팸메일과 바이러스 감염의 두려움을 넘어 페이지를 방문하고 메일 주소까지 남긴 고객의 마음에는 별 관심이 없다. 가끔 단체 메일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고객의 사랑고백에 대한 배신의 스팸 메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마케팅은 두 가지 질문을 거듭 하는 것이다. “고객이 왜 우리 제품을 쓰는지?” “그들이 왜 우리 제품을 안 쓰는지?” 이 질문에 자신있게 정답을 말하는 CEO는 불합격이다. 고객을 상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쉽게 답하지만 틀린 답이다. 알면 알수록 알기 힘들고 오묘한 것이 고객의 속마음이다. 상상이 아닌 진짜 고객을 만나야 한다. CEO가 주기적으로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으면 그 회사의 고객사랑은 관념적인 아름다운 모습이나 통계와 전략으로 변질돼 버린다.

고객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는 CEO가 고객을 안다. 알면 사랑한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