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메디컬 파워리더-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

2003년 완벽한 디지털 진료시스템 구현을 모토로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 설립 12년째를 맞는 분당서울대병원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세계 일류 병원을 지향하며 진화했다. 페스트 팔로우에서 세계 표준을 이끄는 리더로 변모하는 분당서울대병원. 혁신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만났다.

[의료바이오]메디컬 파워리더-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

“세계 의료 표준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병원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 원장이 제시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비전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세계적 수준인 의료체계 기반으로 표준을 수립, 페스트 팔로우를 넘어 세계를 리딩하는 병원으로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세계를 리딩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그 중 핵심이 세계적 수준인 첨단 디지털 진료시스템이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 개발에 성공, 100% 디지털병원을 실현했다. 이후 2010년 세계 의료정보기술 연구단체인 미국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로부터 EMR 7단계 인증을 받았다. 7단계 인증은 미국 이외 국가로는 처음이고 미국 내에서도 단 1%의 병원만이 받았다.

지난해 4월 250억원을 투입한 차세대병원정보시스템을 가동, 디지털 의료수준은 한층 고도화 됐다. 환자 정보를 정보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필요한 정보를 조합, 제공해 의료진의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다. 의료서비스를 정보 분석으로 표준화 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환자의 진료기록을 쉽게 확인해 효율적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환자건강정보(PHR) 서비스도 구현했다. 이외 효율적 처방을 위한 임상의사결정시스템, 고품질 환자 서비스를 위한 베스트 가이드와 스마트베드도 제공한다.

이 원장은 “ICT 기반으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디지털 의료서비스를 구현한다”며 “이는 세계적 수준으로 해외 수많은 나라의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급속한 성장에는 수준 높은 의료진도 한 몫 한다. 복강경, 흉강경, 뇌혈관수술, 로봇수술 등 작게 절개하는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다. 간암센터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분야의 수술을 복강경으로 성공해 학계 주목을 받았다. 폐암센터는 국내 처음으로 식도암 수술을 흉강경으로 성공, 식도암 흉강경 수술 시대를 열었다.

이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의 암 종류별 입원 일수가 국내 병원 중 가장 짧고 암 수술 후 5년 생존율도 국내는 물론이고 의료 선진국에 비교해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국립병원으로서 국민을 위한 공공보건 서비스도 강화했다. 지난해 공공의료사업단을 원장 직속으로 재배치하고 원장이 직접 겸직하도록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건강증진병원에도 가입해 병원을 찾는 환자뿐 아니라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과 가족, 환자와 가족, 병원이 위치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지속적 성장은 설립 초기부터 자리잡은 혁신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원장은 “설립 초기 의료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 지난 10년 동안 진행했다”며 “최근 자발적으로 혁신 전도사를 선발했는데, 의료진을 제외한 직원 중 10%인 200명이 지원할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올해부터 톱다운 방식의 혁신활동에서 버텀업 방식으로 전환하고 현장 중심의 자발적 혁신을 강화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해외진출에 대해 두 가지 생각이다. 세계적으로 강점을 지닌 의료IT분야는 적극 해외진출을 추진한다. 이미 중동의 2개국에서는 상당한 진척이 있다. 이 원장은 “이르면 6월 정도에는 중동 국가 대상의 의료IT 수출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등 의료선진국 진출을 위해 다국적 IT기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의료서비스 해외진출은 보수적인 입장이다. 이 원장은 “종합병원이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건강검진센터 등 특화된 영역을 중심으로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협력하고 서울대병원 본원이 추진하는 해외진출은 곧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의사이지만 IT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의료IT 전문기업인 이지케어텍 대표도 역임한 바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 자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과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장 시절에는 업계 최초로 추진한 통합물류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ICT 정책을 종합·조정하기 위해 출범한 정보통신전략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참여한다. 1954년 인천 출생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서 이학박사를 받았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장을 역임한 후 작년 6월부터 제7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맡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