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전력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 전력수요 성장세가 모든 최종 에너지 소비를 추월하면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전력의존도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세계 에너지 기술개발 현황과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는 ‘에너지기술전망 2014’ 발표회를 제41회 에너지포럼을 통해 열었다.
이날 발표회에서 마리아 반 더 호벤 IEA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는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이 지금보다 25%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소비가 30% 가까이 줄어드는 등 전통 에너지의 사용은 줄지만 전력사용량이 지금보다 80% 늘어 전체 에너지 소비 증가를 이끈다는 전망이다. 반면에 탄소배출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대폭적인 증가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 2도 시나리오를 위한 투자는 총 44조달러를,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따른 연료저감 효과는 71조달러를 내다봤다. 클린에너지 사회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은 IEA의 에너지기술전망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전망 시나리오가 긍정적이고 최신 기술들이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남성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급격화 전력화 가능성에는 공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에너지 시장에서의 전력화가 IEA 전망보다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 원장은 “미래 에너지 소비량이 지금보다 30~40%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며 “에너지 수요 감축을 위한 신기술에 대한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특히 에너지효율, 분산전원 부문에서 필수라 할 수 있는 IT의 활용도의 미검토를 언급하며 사물인터넷 등 최신 IT 도입과 변화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장도 전력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원장은 “전기차에 이어 선박에서도 전기의 활용도가 하나의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다”며 “수송 분야에서의 전기 사용이 에너지 소비 증가를 큰 폭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수요와 공급 문제 이외에 전기의 편리성 차원에서 무선전력송수신과 같은 신기술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정책적 지원과 규제완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마리아 사무총장은 “클린에너지 기술과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다”라며 “규제와 정책상 클린에너지 수익이 보장되어야 투자와 산업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