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일부터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이 달라도 동일한 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동통신 사업자와 이동통신 단말 제조사는 월 종료 30일 이내에 월별 단말별 지원금은 물론이고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한 장려금 등 자료 일체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통사와 제조사, 유통점이 이를 위반할 경우 이전보다 많은 과징금을 부담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0월 1일 시행에 앞서 이같은 내용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시행령)’을 확정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시행령에 이어 지원금 공시·게시 방법, 내용, 주기 등에 관한 기준과 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등 혜택 제공 기준, 지원금 상한액에 대한 기준·한도 등 고시도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동일한 단말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공시기간에 서로 다른 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지급하기로 제안하는 경우도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 지급 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신규 가입과 기기 변경보다 번호이동에 집중된 지원금 지급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거주 지역, 나이, 신체적 조건에 따른 차별적 지원금 지급도 부당 행위로 간주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유통망에서 빈발했던 지원금 과다 지급은 물론이고 20~30대 이용자에게 집중됐던 지원금 지급 행태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정 시간·특정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던 보조금이 투명화되고, 가입 유형에 관계없이 같은 가격으로 단말을 구입할 수 있게 소비자 차별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차등 지급은 허용한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이통 요금과 가입자의 평균 예상 이익 등을 감안, 차등 지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요금제 차이에 따른 차등 지급 유연성을 고려하되, 비례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행 고가 요금제에만 집중돼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최소화하는 등 지원금 쏠림 현상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통사와 제조사가 미래부와 방통위에 제출해야 하는 자료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통사는 △판매량, 매출액(단말장치별·서비스별)△출고가(단말장치별) △지원금(단말장치별·서비스별)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한 장려금 규모(대리점, 판매점으로 구분하되, 대규모 유통업자를 별도 구분)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제조사가 제출해야 할 자료는 대리점·판매점에 지급한 전체 장려금 규모(대리점, 판매점으로 구분하되, 대규모 유통업자를 별도 구분)와 이동통신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구입하는 단말별 출고가 등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이전처럼 무분별한 지원금·장려금 지급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과다 지원금 지급에 대해 이통사·제조사가 유통점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도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단말별 출고가, 지원금, 판매가가 사실상 공개되는 만큼 제조사가 지원금을 출고가에 미리 반영, 가격 부풀리기를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가 출고가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원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등 위반 행위에 대한 이통사와 제조사는 물론 대리점·유통점에 시정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위반 행위 등에 대한 처벌 수위도 이전보다 상향된다.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 지급, 지원금 공시 위반, 단말 비용과 서비스 요금 구분 표시 위반, 대리점· 판매점에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 지급 지시·강요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이 기존 매출액(직전 3개 사업연도의 연평균 매출액)의 1%에서 2%로 높아진다.
과징금 기준 금액도 마찬가지다.
기준금액은 위반 사업자의 위반기간 동안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매출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한 금액으로 하되, 기존 관련매출액의 3%에서 4%로 상향 조정된다.
위반행위 기간 및 횟수를 고려, 과징금을 가중할 경우 종전에는 기준금액 50% 범위에서 가중한 금액을 합산했지만 10월부터 기준 금액 100% 범위에서 가중한 금액을 합산한다.
차별적이고 부당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현재의 휴대폰 유통 구조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단통법과 시행령이 제정된 만큼 미래부와 방통위는 고시 제정 등 후속 작업을 이달 중 완료, 10월에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고시 제정을 위해 이달 내 이통사·제조사 의견 수렴을 일단락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제정할 고시는 이통 요금제에 따른 차등 지원금 지급 유형과 기준을 비롯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내용, 주기 등에 관한 기준, 단말 구매 지원 상한액에 대한 기준과 한도, 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용자에 대한 혜택(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요금할인 등) 기준, 긴급중지명령의 기준, 대상, 기간, 불복절차 방법 등이다.
이들 내용은 이통 시장·단말 유통 구도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이통사간, 제조사간, 이통사와 제조사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첨예한 이슈다.
단통법 성공 여부가 미래부와 방통위가 발휘할 운영의 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