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 유발 원인을 억제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노인성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과 김준곤 포스텍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노인성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섬유화’를 억제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아밀로이드 섬유화는 몸 속 단백질이 특정한 생리적 작용을 통해 커다란 덩어리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덩어리는 체내 정상 세포를 망가뜨려 비정상적인 상태로 만든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이형당뇨병, 해면양뇌증(광우병) 등이 아밀로이드 섬유화와 관련한 대표적인 질병이다.

연구진은 단백질의 특정 부분에 결합하는 나노물질 ‘쿠커비투[7]릴’ 기반 초분자화학을 이용해 단백질 사이의 비정상적 상호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에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페닐알라닌 잔기가 단백질끼리 뭉쳐 덩어리를 형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쿠커비투[7]릴과 단백질이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했을 때 쿠커비투[7]릴의 거대한 크기가 단백질 자가조립에 필요한 구조적 배열을 방해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단백질끼리 상호작용하며 뭉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단백질과 억제물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아밀로이드 섬유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준곤 포스텍 교수는 “인간 평균수명 연장으로 각종 퇴행성 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으나 관련 연구와 치료제 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향후 아밀로이드 단백질 섬유화와 관련한 퇴행성 질환의 화학적 작용과정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의 초석을 다지는 연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국제 저널 ‘안게반테 케미’ 온라인에 지난달 18일 게재됐고, 연구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