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 아무리 어려워도 플렉시블 투자는 한다…LGD도 6세대 라인 가닥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의 커브드 스마트폰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의 커브드 스마트폰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연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를 추진하기로 하고 세부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사라졌지만 플렉시블이 양산 투자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승부수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연내 6세대(1500×1850㎜)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라인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1년부터 짓기 시작한 신공장(A3) 첫 단계 투자로 1만5000장 규모(원장 투입 기준)의 플렉시블 전용 라인을 구축하기로 하고 기판용 일부 장비를 발주했다. 증착·봉지·폴리이미드(PI)경화 등의 설비는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 발주를 마무리하고 연말에는 장비 반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는 A2 공장의 5.5세대(1300×1500㎜) 플렉시블 라인까지 봉지 장비를 추가 도입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조만간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추가 투자는 구미의 6세대 라인에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플라스틱 라인(AP2)은 파주에 있으며, 1만2000장 규모의 4.5세대(730×920㎜)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4.5세대와 6세대를 모두 검토했으나, 6세대로 가닥을 잡았다. 4.5세대는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구미 6세대 라인에 저온폴리실리콘(LTPS) 전환 투자를 진행하면서 LTPS 생산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도 6세대를 택한 이유다. 구미에 상판 투자를 단행하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설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측된다.

플렉시블 투자가 돋보이는 것은 당분간 다른 대규모 설비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LCD는 중국 시장 중심으로 수요가 생기면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을 생산하지만 하반기 M2 라인을 가동하면 당분간 증설 투자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옥사이드 기판 등의 투자가 예상되지만 소규모 투자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렉시블 투자 의지는 강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 와치가 등장하면서 이런 바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깨지지 않고 가볍고 얇다는 점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플렉시블은 일찌감치 앞서가야 한다고 판단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