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 부진 본격화되지만, 반도체 장비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져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정보기술(IT) 산업에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 업계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가 잇따라 차세대 반도체 생산 투자에 돌입한 덕분이다. 올 하반기에는 SK하이닉스의 16나노 낸드 플래시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브이(V)낸드·14나노 핀펫(FinFET) 등 대형 투자가 잇따라 계획돼 있어 장비 업체의 수혜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가 상당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진테크는 지난 1분기 매출 416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4.5%, 72% 늘었다. SK하이닉스가 16나노 낸드 플래시와 25나노 D램 설비투자를 단행하면서 저압 화학기상증착 방식 장비(LPCVD) 등 주력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2분기에도 SK하이닉스 설비투자 수주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시안 공장 V낸드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피에스케이는 지난 1분기 매출 398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70% 늘었고 영업이익은 49%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시안 V낸드를 시작으로 드라이 스트립(Dry Stripe)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일본·대만 반도체 업체로 고객이 다변화하고 신제품 판매도 시작돼 하반기 실적 상승세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드라이 스트립 외 드라이 클리닝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업체도 주목을 끌고 있다. 원익IPS와 테스가 대표적이다.

원익IPS는 지난 1분기 매출 1420억원, 영업이익 2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135% 늘었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원익IPS는 2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 V낸드 설비 투자로 장비 수주가 크게 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했다. 그동안 진행해 온 부품 국산화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하반기 삼성전자 17라인 투자가 본격화돼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는 지난 1분기 매출 53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435% 늘었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최근 반도체 적층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테스의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CVD)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기술의 핵심이 미세 선폭에서 적층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다”며 “반도체 기술 트렌드 변화를 기회로 국내 장비 업체가 기회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단위: 억원 /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단위: 억원 /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