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가 지금까지 알려진 원통 구조가 아니라 그래핀 리본이 나선형으로 휘감아진 구조임을 밝혀냈다. 탄소나노튜브가 발견된 지 20여년 만에 실제 구조가 밝혀진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에 반도체 성질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이재갑 박사와 국제 연구진은 단일벽탄소나노튜브(SWNT)가 나노크기의 그래핀 리본이 나선형으로 성장한 그래핀 나선체임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가 외관상 원통형 튜브처럼 보여도 지그재그 그래핀이 나선형으로 자란 것이기 때문에 튜브 벽 길이를 따라 전체를 관통하는 나선형 틈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고분해능전자현미경과 원자현미경으로 나선형 틈에 의해 형성된 ‘마디조직’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탄소나노튜브 물성은 지그재그 그래핀 리본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그재그 그래핀은 도체성질을 보이므로 탄소나노튜브는 도체 특성을 보여야 한다.
연구진은 또 탄소나노튜브의 반도체성이 마디조직을 갖는 나선구조 때문에 생긴 결함 및 격자변형이 전자의 이동을 왜곡시켰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나선형 구조에서는 하나의 튜브 내에서도 원자단위 조직이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지난 20여 년간 지속돼 온 연구에도 불구하고 탄소나노튜브가 전자 소자로서 응용될 수 없었음을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재갑 KIST 박사가 주도하고 김진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민봉기 영남대학교 박사, 이경일 KIST 박사, 김용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안계혁 한국탄소융합연구원 박사, 존 필립 영국 헤리엇와트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 온라인판에 지난 5월 16일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