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로봇이 돌아온다. 영화 ‘트랜스포머’ 네 번째 시리즈가 ‘사라진 시대’라는 부제로 25일 개봉한다.
‘악당 로봇’과 ‘착한 로봇’의 대결 구도는 그대로지만 변수가 하나 더 끼었다. 인간의 배신이다. 시리즈 3편에서 펼쳐졌던 오토봇과 디셉티콘 간 마지막 결전 때문에 도시가 파괴됐고, 이 때문에 트랜스포머 체포령이 내려졌다. 그 덕분에 인조 디셉티콘, 현상금 사냥꾼 같은 신종 로봇이 출현하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신종 로봇 중에서는 공룡 형상을 모방한 다이노봇이 단연 눈에 띈다. 익룡 형태가 아닌 괴수형 트랜스포머는 시리즈 최초로 등장한다.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한 악당인 ‘락다운’, 진화된 모습의 ‘범블비’와 ‘옵티머스 프라임’도 볼거리다.
영화에 나오는 변신 로봇은 아직 먼 얘기지만 국방 등 특수 분야 로봇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미국 회사 ‘아이로봇’은 청소 로봇 ‘룸바’로 유명하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군사 분야에서 올린다. 지뢰 제거 로봇 ‘아이로봇 워리어’가 실제로 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의 드론(무인항공기) 기술은 본토에서 다른 대륙의 비행체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정찰기뿐만 아니라 공격기 역할도 할 수 있어 전 방위적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2005년부터 육해공군 전력을 무인화한다는 방침 아래 범정부적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미 공군은 또 곤충 크기의 초소형 무인기를 개발 중이다. 전투 시작 전 수색대를 투입하듯 대량의 무인기를 띄워 적진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위성이나 대형 정찰기로는 볼 수 없는 복잡하고 세밀한 지형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일상적인 분야로는 수술 정확도를 높여주는 의료용 로봇, 공장 자동화를 도와주는 산업용 로봇을 들 수 있다. 로봇 자체는 아니지만 관련 기술이 일상 생활에 접목되는 사례도 있다. 후방주차 시 거리에 따라 경고음을 들려주는 기술은 1980년대 로봇에 쓰이던 기술이다. 지능형 감시 시스템에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는 기술, 졸음 운전을 인식해 경고를 보내는 기술도 로봇 영역에서 왔다.
우리 생활 속에 로봇이 완전히 편입되려면 인공지능 성능이 향상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여준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인간 활동을 보조하는 로봇 기술은 이미 많이 발전했지만 독자적인 활동을 수행할 단계는 아니다”며 “지금보다 향상된 인공지능이 탑재돼야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로봇과 로봇, 로봇과 인간 간 의사소통 기술, 낯선 환경에서 손을 이용해 작업할 수 있는 자율 조작 기술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로봇 기술이 지난 수십년간 급격히 발전해온 것을 감안하면 그리 멀게만은 볼 수 없는 미래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