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0>직원은 늘었는데 일은 더 느려지는 이유

게으른 CEO일수록 인력 충원에 눈이 먼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0>직원은 늘었는데 일은 더 느려지는 이유

현대인의 신기루 가운데 하나가 다이어트다. 언제나 생각하고 노력도 하지만 영원히 정복되지 않고 달아나기만 한다. 스타트업이 일을 빠르게 하려고 직원을 많이 채용하는 것은 다이어트 신기루와 비슷한 점이 많다. 직원은 늘었는데 정작 일은 더 느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 명 이하 규모일 때는 무엇이든 생각하면 금방 구현하고, 실행해서 효과까지 본다. 재빠르게 많은 시도를 하고 결과도 많다. 오히려 20~30명의 규모가 넘으면 10명이었을 때보다 실행 속도가 느려진다. 결과물의 절대량도 줄어들고 무슨 일을 해도 지지부진해진다. 수백억원 의 대규모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원을 더 늘리며 힘으로 경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은 조직을 확대할 때 땅을 다지듯이 원칙을 갖고 행해야 한다.

초기 직원을 채용할 때 창업자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목적으로 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부하직원을 채용하는 우를 범한다. 직장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려고 노력하라.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는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회의의 단위가 커지면 좋은 효과보다 나쁜 효과가 커진다. 집중력을 잃고 시간도 낭비하며 심지어 좋은 아이디어도 자주 죽여버린다. 결정이 어려워지고, 결정해도 서로 눈치를 보며 산으로 올라가는 결정을 하도록 압력을 받는다.

중간 관리자는 필요하긴 하지만,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선망하는 초보 CEO는 성급하게 중간 관리자를 세우는 실수를 범한다.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때까지 회사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수평적 조직이란 직급 없이 이름을 부르는 것만이 아니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립된 업무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직원에게 줄 권한을 빼앗아 중간 관리자에게 주지 말라.

게으른 CEO는 중간 관리자의 요약 정리된 보고를 좋아하고, 용기가 없는 CEO들은 조직의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사람을 새로이 충원해 문제를 피해가려고 한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