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 “팬택 살려달라”···정부, “방법 없어 안타까워”

휴대폰 유통 상인들 적극 동참 호소

휴대폰 업계 “팬택 살려달라”···정부, “방법 없어 안타까워”

팬택 채권단이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협상을 8일까지 연기한 가운데 휴대폰 판매 상인들이 통신사와 정부에 ‘팬택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통신사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소속 휴대폰 유통 상인들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팬택 회생을 위해 팬택에서 받아야 할 판매 장려금 일부를 출자전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상인들은 정부가 현재 논의 중인 단말기 유통법에 워크아웃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기업 배려 조항 신설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MDA 관계자는 “우리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약자이듯이 팬택도 국내 대기업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약자이기 때문에 동병상련을 느낀다”며 “국내 벤처의 상징인 팬택은 통신시장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큰데도 현재 처한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같은 소상인도 팬택을 살리기 위해 출자전환까지 검토하는데 정부와 이동통신사가 손 놓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수조원대 이익을 내는 대기업 이동통신사와 영업정지 정책으로 팬택 상황을 어렵게 만든 정부는 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 3사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현재 팬택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8일까지 어떤 변수가 생겨날지를 주시하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특별히 정부가 개입할 방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에는 제조사 피해가 우려돼 지원방안 파악 등 일정 부분 간여하긴 했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팬택 1차 워크아웃 당시에도 상황파악만 했을 뿐 중재에 나서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거 팬택이 해외에 매각될 경우 핵심 기술력과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을 두고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일은 채권단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이동통신사가 팬택을 살리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팬택 채권단은 이통 3사의 1800억원 채권 출자전환을 조건으로 지원방안을 가결했다. 이동통신사가 출자전환에 나서면 채권단은 3000억원 출자전환, 원리금 상환 유예, 이자감면 등 정상화 방안을 실행한다. 그렇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실행되고 팬택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