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장내에도 존재하는 ‘메탄 생성 미생물(이하 메탄생성균)’ 유전자 중 메탄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밝혀졌다.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을 감소시키는데 활용하고, 메탄생성 세균을 개량해 대기 이산화탄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윤성호 박사팀과 미국 시스템생물학연구소 니틴 발리가 교수팀, 미국 워싱턴대 존 레이 교수팀은 공동연구에서 가상세포 모델을 이용해 메탄생성균 중 하나인 ‘메타노코쿠스 메리폴루디스’에서 메탄생성경로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구 초기 생명체 중 하나로 여겨지는 메탄생성균은 소, 염소 등 반추동물을 비롯해 사람 장내에도 존재하는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이다.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메탄생성균이 메탄을 생성하는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는 2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우 복잡한 대사반응이어서 전통적 분자생물학 방법으로는 전체적인 조절 원리를 밝히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 연구팀은 가상 세포모델을 이용해 메타노코쿠스 메리폴루디스 유전체를 재해석하고, 전체 유전자 발현 정보를 다양한 메탄생성 및 수소이용 조건에서 확보해 유전자 조절 가상 네트워크를 재구성했다. 가상 네트워크에서 메탄생성과정은 ATP 생성, 탄소원 이용, 운동성 등 적어도 5개 이상의 다른 생체작용과 연관돼 있고, 많은 조절인자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중 두 개의 조절인자를 유전자 결손 실험을 통해 실제 메탄생성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증명했다.
윤성호 박사는 “메탄생성균의 전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통한 메탄생성경로 조절 기작 설명은 복잡한 생명현상을 컴퓨터상의 가상세포모델을 이용해 밝힐 수 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 연구 사례”라며 “특히 메탄생성균과 같이 실험이 까다롭고 균주 조작이 어려운 생명체인 경우 효용 가치가 증대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