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팬택 채권에 대한 상환유예를 결정했다. 팬택이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에 나설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팬택이 본격 워크아웃에 돌입하려면 통신사 출자전환을 전제로 조건부 채무상환 유예 방침을 내놓은 채권단이 상환유예를 받아들여서 워크아웃 계획을 가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채권단에 공이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24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이통 3사가 보유한 상거래 채권 전액 1531억원에 대해 2년간 무이자 상환 유예한다”고 밝혔다. 최소 판매물량 보장에 관해선 이통 3사가 자체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팬택 채권을 보유 중인 SK네트웍스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어치의 팬택 채권 회수를 2년 유예하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 단말기 유통 사업을 맡고 있다.
팬택 채권단은 이에 앞서 지난 6월 이동통신 3사에 단말기 판매장려금 환수분 등을 포함한 1800억원의 출자전환을 요청한 바 있다. 연말까지 채권액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추산한 금액이라 실제 채권액은 14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가 상환유예를 결정하면서 팬택은 당장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하려면 채권단의 새로운 결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팬택 채권단은 이통사들의 1800억원 매출채권 출자전환을 전제로 팬택의 정상화 방안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그동안 출자전환 이후 추가 지원에 대한 부담감, 향후 팬택 자생력에 대한 회의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이통사가 유예를 결정하면 채권단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결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채권단이 재결의를 통해 워크아웃을 재개하면 팬택은 기존 재고를 처리하는 한편, 협력사들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부품 대금 일부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팬택은 쿼드HD(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광대역 LTE-A용 스마트폰의 전파인증을 이달 말 완료, 8월 초에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