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범사업 복지부 독자 추진할 듯…의협 참여 여부 회신 안 해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정부 단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24일까지 요구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 여부에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24일은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라며 “이날 복지부에 전달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이후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지켜본 후 우리도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24일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운명이 갈리는 날이다. 복지부는 이날까지 의협이 참여 의사 및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으면 시범사업을 독자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협이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제 정부와 의협의 협상은 ‘데드라인’을 넘기게 됐고 정부와 의료계의 합의 내용들은 파기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가 단독으로 계획하고 있는 시범사업은 ‘원격모니터링’이다. 복지부는 진료와 처방을 뺀 원격모니터링(관찰·상담·교육)은 현행법상 가능하다고 판단, 구체적인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공의료기관을 활용한 시범사업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의협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등을 돌리면서 갈등이 다시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최근 병원이 숙박업 등 영리 자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으로 ‘의료민영화’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는 가운데 원격의료 시범사업 문제도 풀리지 않아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의 집단휴진 등 사회적 갈등 끝에 원격의료 시범사업 및 의정합의안들이 도출됐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