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창업이 화두인 시대, 우리가 준비할 것은?

[콘텐츠칼럼]창업이 화두인 시대, 우리가 준비할 것은?

요즘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나오는 창업 관련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창업가를 위한 지원책이 늘어났고, 이전 정부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아주 좋은 흐름이고 희망적인 신호다.

무릇 대기업도 처음에는 작은 벤처로 출발한다. 마치 나무가 작은 씨앗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이 모든 세상의 이치가 같다. 따라서 국가가 자국 내에서 새로운 대기업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면 지속적으로 씨를 뿌리고 육성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큰 시장과 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정작 시장 분석은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서 기술만 연구하는 것도 맞지 않고, 기술 트렌드를 잡아내지 않고 시장 크기만 이야기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정부나 정책 기관, 선도 기업은 새로운 창조경제 플랫폼이 될 만한 미래 먹거리를 크고 넓은 시각 그리고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이끌어내야 한다.

대학을 막 졸업할 학생에게 1인 창업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은 좋지만, 너무 강조해 무작정 창업을 유도하는 분위기는 자제해야 한다. 당장 빛을 발하지 못한다 해도 이를 위한 기술 기반을 마련하고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더욱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씨도 뿌리지 않고 열매부터 맺기 바라는 성급한 결정은 좋지 못한 선택을 하게 만들고 그나마 있던 기회조차 흔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자금을 잘게 쪼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장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기반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통 크게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 구조에 맞는 기반 기술을 쌓아가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역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유효할 것이다.

최근 IT가 발전했다고 평가되는 10여개 국가를 둘러보고 확인한 것은 한국 IT가 상당 부분 앞서 있고 잘만 준비한다면 더 많은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IT는 개발부문에서 매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를 아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훌륭한 DNA로 내재화할 수만 있다면 한국 IT는 분명 세계 속에서 훌륭한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많은 사용자가 모바일에서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이 구축돼 더더욱 그렇다.

정부와 정책기관 그리고 선도 기업이 새로운 판을 벌이고 그 속에 수없이 많은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스타트업이 희박한 성공 가능성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누릴 것이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위한 기반 환경을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시장은 무리한 악수를 피하게 하고 사람이 함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에게 한국이라는 시장은 치열한 경쟁의 장일 수 있으나, 세계라는 거대 시장은 모든 한국 사업가에게 협업하면서 뜻을 펼칠 수 있는 의미 있고 큰 시장이다.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누구 한 사람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찾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찾고 이를 함께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모두가 불신을 걷어 내고 새로운 시장을 함께 창출하고 세계 시장 속에 한국의 IT와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띄우는 멋진 날들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함께 모았으면 한다.

이청종 후이즈 회장 blue@who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