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지열로 발전...심부 지열발전 시대 개화

땅속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지열 발전이 전기를 맞았다. 신재생 공급 인증서(REC) 가중치 적용 등으로 경제성이 향상되면서 실증 수준에 머물렀던 지열 발전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광주광역시, 울릉도를 필두로 심부 지열발전 상용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지열발전은 땅속 지열을 이용하는 기술로 지하 수㎞까지에 도달하는 시추공을 설치해 100℃ 이상 고온의 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이 전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0년 12월부터 포항에서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실증사업이 진행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최근 광주광역시를 필두로 일부 지자체가 상용화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시추 전문기업 한진디엔비가 워터해머 기술로 6km 시추를 시작했다. 심부지열 발전 시추 길이로는 세계 최고다. 워터해머 시추기술은 드릴이 회전해 암반을 뚫는 기존의 로터리 방식보다 굴착시간과 비용, 속도가 매우 우수한 기술이다. 수압을 이용해 비트가 초당 15회 이상 암반을 타격해 굴착하는 신기술이다. 최근 3.5km 시추를 완료하고 100℃ 이상 지열 부존을 확인해 상용화 전망은 밝은 상태다.

에너지 자립섬 실현에 나선 울릉도도 최근 한국전력과 지열발전 자원탐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화에 나섰다. 한전은 한전 전력연구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통해 2년에 걸쳐 울릉도 지열온도를 측정하고 지층구조와 지하열수 분포 등을 분석한다. 울릉도는 디젤발전기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일부를 대체하고 2017년 이후 지열발전으로 전력 수요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에서는 한국동서발전과 지열발전 전문기업 이노지오가 상용화에 나섰다. 예산 1580억 원을 확보했으며 시추에 필요한 사전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열 발전은 연중 일정하게 전력과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공해가 발생하지 않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그동안 상용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심부지열발전 REC에 2.0의 가중치를 부여 결정으로 경제성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상돈 이노지오 대표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심부지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상용 발전소가 많다”며 “RPS제도 개선으로 심부지열발전 경제성이 상승하면서 국내에서도 지열발전 상용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