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황도연 오비고 사장

[이사람]황도연 오비고 사장

“애플과 구글의 가세로 자동차·IT 융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자동차업체와 IT업체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도 치열합니다. 오비고는 OS 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스마트카 플랫폼 다변화를 원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황도연 오비고 사장은 최근 2~3년간 매년 200일 이상을 해외 출장 일정으로 채우고 있다. 황 사장의 살인적인 일정은 스마트폰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간 연동 솔루션을 해외 완성차업체에 소개하고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오비고가 독자 개발한 HTML5 기반 스마트폰 연동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앱커넥터(AppConnector)’는 일본 완성차업체가 2016년 출시하는 신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황 사장의 끈질긴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직원이 100명 남짓한 국내 중소 SW업체인 오비고가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한 성과로 평가된다. 오비고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신뢰’를 얻기까지는 황 사장의 출장 일정만큼이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황 사장은 “글로벌 완성차 및 티어어 부품업체 담당자들은 오비고의 솔루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지만, 실제 완성차에 탑재하기 까지는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이는 오비고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자동차·IT 융합이 글로벌 자동차 기술 혁신의 메가 트렌드이긴 하지만, 솔루션 개발부터 완성차 탑재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지난한 과정인 셈이다. 황 사장과 오비고가 그 험난한 여정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세계 최초로 휴대폰 WAP 브라우저를 상용화하고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인 오비고는 꾸준한 국제 표준화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12년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표준화 기구인 제니비(GENIVI)에서 최우수 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자동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오비고는 미국과 일본에 테크센터를 설립하는 등 스마트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 사장은 IT업체가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브랜드와 일하는 방식의 세계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오비고의 기술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도 오비고의 브랜드를 인정하고 있다”며 “또 꾸준한 국제 표준화 활동으로 오비고가 표준과 스펙을 만드는 업체라는 신뢰를 심어준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