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과학, 이번주엔]보이저 2호 발사

1977년 8월 20일 미국의 무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2호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타이탄3-센타우르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보이저 1·2호 쌍둥이 탐사선을 발사해 태양계, 특히 화성 바깥의 우주를 탐사하는 ‘보이저 계획’ 일환이었다. 보이저 1호는 같은 해 9월 5일 발사됐다.

보이저2호
보이저2호

두 우주선 모두 2대의 카메라와 적외선측정기, 분광기, 자기측정기 등이 탑재됐다. 이들 기기 전원은 우주선에 장착된 원자로에서 공급한다.

보이저 2호는 1979년 7월 9일 목성, 1981년 8월 26일 토성, 1986년 1월 24일 천왕성, 1989년 2월 해왕성을 차례로 지났다. 지름길을 택한 보이저 1호는 발사 18개월 만인 1979년 3월 보이저 2호를 앞질러 목성에 근접했다. 1호는 목성과 토성을 통과한 뒤 태양계를 벗어났다.

두 우주선은 이들 행성의 근접사진과 자료를 지구로 전송해 태양계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였다. 목성의 위성 3개를 추가로 발견했고, 토성에 부는 500㎧ 속도의 폭풍도 관찰했다. 천왕성 관찰 결과 5개로 알려졌던 위성이 10개임을 밝혔다.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에서는 저온물질을 분출하는 화산 활동을 관측했다.

보이저호는 외계 생명체 존재를 가정한 ‘보이저 동판’을 실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구상의 여러 명소, 55개국 언어로 된 인사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인사말, 고래 울음소리, 천둥소리, 인간의 뇌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외계 생명체가 이 동판을 발견하고 지구인의 존재를 알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보이저2호는 태양계 자기권이 미치는 범위인 헬리오스피어와 그 바깥인 헬리오포즈 공간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2017년이면 헬리오포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약 128AU(우주단위), 보이저 2호는 104AU 떨어져 있다. 인류가 만든 물체 중 지구로부터 첫 번째, 두 번째로 멀리 떨어져 있는 셈이다.

우주선에 실린 원자로 수명은 2020년까지지만 교신은 2030년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