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MOOC)는 1%가 아닌 99%를 위한 교육이 돼야 합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사회공헌, 오프라인 강의, 개발도상국의 지역문화 보존까지 고려한 새로운 MOOC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연내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전통문화 강의를 선보이고 차례로 환경, 지속가능성 교육 콘텐츠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서구 엘리트 대학 중심의 일방적 지식 전달 모델인 기존 MOOC 강좌와 달리 ‘공적개발원조(ODA)’ 개념을 더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역은 어윤일 특임교수다. 어 교수는 온라인 교육 전문가로 2011년 코스타리카판 ‘엘 시스테마’로 불리는 방과 후 오케스트라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어 교수는 “현재 MOOC 교육방식도 완전히 오픈하고,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만 제외하면 과거 온라인 교육과 다를 바가 없다”며 “이는 옛날 와인을 새 병에 부어놓고, 새로운 레이블을 달아 파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다시티와 에덱스처럼 소수의 서구 대학 중심 MOOC 열풍을 들며, 일각에서는 이를 또 하나의 지식 식민지화라고 여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 교수는 “인터넷 사용 지역이 세계의 15% 수준이고, MOOC를 수료하는 것도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부 부유층에만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MOOC의 원래 취지를 살려 학교를 못 나온 사람에게도 우수한 고등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교수가 제안한 새로운 MOOC는 지역문화를 존중하는 ‘oc-MOOC(One Culture MOOC)’와 ‘h-MOOC(Human MOOC)’다. 각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비정부기구와 협업으로 온라인 기반 MOOC 교육을 오프라인 네트워크로 확대해 개발도상국 위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어 교수는 코스타리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넴(SiNEM)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역문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콘텐츠 전파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어 교수와 현지 교사는 ‘스카이프’ 영상통화를 진행하면서 원격교육을 진행했고, 이는 코스타리카 전 지역으로 전파됐다.
어 교수는 새로운 MOOC 플랫폼은 경희대만의 봉사나 교육활동이 아닌 우리나라 대학,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대학간 협력을 통해 공동 플랫폼을 만들고, 해외로 나가 좀 더 큰 기관이나 기업과 함께 개발도상국에서 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큰 그림을 구상했다. 그는 “서구 중심의 비즈니스화된 MOOC 모델이 아닌 세계 최초로 사회공헌 MOOC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