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세대 모바일용 D램(DRAM) ‘와이드 아이오(IO) 2’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업계 처음 개발한 것으로 이전에 내놓은 초고속메모리(HBM)와 함께 기존 DDR 시리즈로만 구성됐던 D램 제품군을 고성능 메모리로 다변화하면서 시장 강자의 위상을 굳히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고성능 모바일 D램 ‘와이드 IO 2’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20나노(㎚)급 공정을 적용해 만든 8기가비트(Gb) 메모리로, 정보 입출력(I/O) 핀 수가 LPDDR4(Low Power DDR4)보다 16배나 많은 512개에 달한다. LPDDR4와 작동 전압은 1.1V로 같지만 전류 효율을 높여 전력 소모량을 25%가량 줄였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모바일 D램 중에서 가장 빠르다. LPDDR4는 작동 속도 3200Mbps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초당 12.8기가바이트(GB)지만 와이드 IO 2는 작동 속도 800Mbps로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51.2GB에 이른다. 작동 속도는 느리지만 입출력 핀 수가 많아 초당 데이터 처리량이 LPDDR4의 4배다. 기존 와이드 IO 1세대 버전에 비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가 4배가량 빠르다.
고성능 D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는 기존 DDR 시리즈로 구성됐던 D램 제품군을 고성능 메모리로 넓히고 있다. 와이드 IO 2로는 모바일 시장을, 지난해 말과 올해 4월 각각 개발한 HBM과 128GB DDR4 모듈로는 서버용 시장을 겨냥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활용한 HBM을 개발 완료했다. 20나노급 D램을 4단 적층하는 기술을 양산 단계까지 확보했다. I/O 수는 1024개로 작동 전압 1.2V, 작동 속도 1Gbps에서 초당 128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고사양 그래픽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네트워크, 슈퍼컴퓨터, 서버 시장 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4월 세계 처음 개발한 20나노급 8Gb DDR4 모듈도 TSV를 적용해 기존 DDR 모듈 최대 용량(64GB)의 갑절인 128GB 용량을 구현했다. 이 제품도 서버 시장을 타깃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와이드 IO로 고성능 모바일 D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와이드 IO 2는 현재 주요 시스템온칩(SoC) 업체에 시제품으로 공급됐다. 양산 목표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시장에는 고객사의 SoC와 함께 시스템인패키지(SiP) 형태로 공급된다. TSV도 적용 가능하다.
김진국 SK하이닉스 모바일개발본부장(상무)은 “와이드 IO2 제품으로 고성능 모바일 D램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이라며 “향후에도 고성능·저전력 제품을 개발해 모바일 D램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와이드 IO는 차세대 D램의 한 종류로, 정보 입출구(I/O) 수를 대폭 늘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모바일용 DDR 시리즈의 I/O 수가 32개인 데 비해 와이드 IO는 512개에 달한다. 현재 국제전기전자표준협회(JEDEC)에서 표준화 진행 중이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가 초당 전송 속도 12.8GB인 모바일용 ‘와이드 IO’를 내놓은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