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한국투자공사로 설립해 대한투자신탁을 거쳐 하나증권과 합병,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하나대투증권. 오랜 역사를 거쳐 온 만큼 회사 규모도 커졌다. 오늘날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지만 고민도 많다. 고민거리 중 하나가 증권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IT인프라다. 하나대투증권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문종귀 하나I&S 상무를 만났다.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합니다.”
하나대투증권 IT를 총괄하는 문종귀 상무의 말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늦다. 지난 2008년 하나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이 합병하면서 한 차례 노후장비 교체작업을 진행했지만 급변하는 증권 업계에 대응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재구축은 진행하지 못했다. 합병 직후 차세대시스템 구축도 여러 차례 검토했지만 결국 기존 시스템을 통합하는 정도로만 진행했다.
뒤늦게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는 하나대투증권이지만 나름의 이점이 있다. 앞서 진행한 많은 증권사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 문 상무는 “앞서 진행한 사례에서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모두 찾아 분석했다”며 “이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상무가 앞선 사례를 분석해 얻은 비법은 선도 개발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다른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와 달리 ISP 완료 후 바로 본사업을 하지 않는다. ISP 완료 후 핵심시스템에 대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선도 사업으로 추진한다. 문 상무는 “본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먼저 소규모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먼저 경험하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본사업에서 오류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본사업에 앞서 진행하는 선도 사업을 자체 인력으로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문 상무는 “하나대투증권 IT를 담당하는 100여명의 하나INS 인력은 대규모 시스템 개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적다”며 “그러기 때문에 사전에 먼저 선도 개발을 진행하면 본사업에서는 지금보다 몇 배 이상의 역량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도 사업은 10월까지 공통 플랫폼 파일럿 시스템을 개발하고 연말까지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내년 3월까지는 일부 애플리케이션 영역의 선도 개발을 수행한다. 각종 문제점을 해결한 후 계정계와 정보계, 대외계 등 전체에 적용하는 본사업을 시작한다. 본사업 전에 선도 개발을 하는 것은 프로젝트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차세대 프로젝트와 함께 현 시스템의 안정성 강화도 문 상무 고민이다. 시스템 운영 안정성을 높여 현업에 제공하는 IT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문 상무는 “차세대 프로젝트도 결국 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올해는 IT서비스 품질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IT직원의 업무 역량 강화도 집중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