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6’에 처음 구현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애플페이’를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애플이 공개한 정보만 봤을 때는 글로벌 카드사를 통하면 기존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접목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고 유통점에 NFC 단말기 보급도 미흡해 난관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애플 발표에 따르면 애플은 비자·마스터 등 카드사와 제휴해 자사 ‘패스북’에 카드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클라우드에 저장하지 않고 단말기에만 정보를 저장한다. 이 경우 카드사와 통신하는 ‘페이패스(Pay Pass)’ ‘페이웨이(Pay Way)’ 등을 쓰는데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유통점의 POS 단말기가 NFC를 지원해야만 가능하다. 국내에 보급된 NFC POS 단말기는 아직 2만6000여대에 불과해 유통가에 전반적으로 NFC가 퍼지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0% 내외인 애플 때문에 POS 단말기 교체 수요가 늘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사용하는 NXP칩이 NFC 표준을 따르고 있지만 안드로이드처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마이페어클래식(Mifare Classic)’ 등 국내 교통카드나 회사 등 식별용으로 주로 쓰이는 기술을 지원하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업계 전문가는 “17일 ‘iOS8’이 배포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전자지갑(월렛) 서비스나 다른 부가서비스를 NFC를 통해 지원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NFC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사용자식별용 유심(USIM)칩을 거쳐 결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통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으로 이관했던 NFC개발팀을 SK텔레콤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아이폰과 유심 연동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이통사도 애플에 유심을 통한 결제나 NFC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기술 지원을 요청했다.
NFC가 처음 스마트폰 단말기에 탑재된 건 지난 2012년이지만 그동안 NFC 시장은 정체를 겪었다. 이통사·단말기제조사·금융권·POS제조사·유통사 간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졌지만 각자 자사 표준을 채택하는 등 범용 서비스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NFC 표준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업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거나 사용자가 적어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정부에서도 시범서비스와 NFC개발센터 등에 투자하면서 의욕을 보였지만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