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텍비젼, 부동산 임대업-칩 설계 사업 나눈다

엠텍비젼이 법정 관리 졸업을 위해 반도체 설계(팹리스) 사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분리하기로 했다. 각 사업에 집중해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업체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은 다음 달 1일 카메라시그널프로세서(CSP)·카메라컨트롤프로세서(CCP)·멀티미디어플랫폼(MMP)을 비롯한 칩 설계 사업을 신규 법인인 ‘엠텍비전’에 나눈다고 23일 밝혔다. 현 엠텍비젼은 ‘엠텍비전에셋’(존속회사)으로 바뀌며 부동산 임대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칩 설계 사업을 별도 분리해 역량을 집중, 재무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며 “엠텍비전에셋(현 엠텍비전)은 부동산 임대업에만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엠텍비젼은 지난 2004년 국내 팹리스 기업으로는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벤처 기업의 성공 모델로 꼽혔다. 국내 주요 휴대폰 업체에 칩을 대량 공급하며 성장세를 달렸지만 2000년대 후반 모바일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로 얻은 피해도 상당했다. 결국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등으로 지난 3월 상장폐지된 후 현재는 법정 관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사명을 ‘엠텍비전에셋’으로 변경하고 직접 소유한 판교 엠텍IT타워의 부동산 임대업을 할 예정이다. 엠텍IT타워는 지난 2012년 이 회사가 10년 약정으로 분양받아 세운 건물로, 현대오트론·케이던스코리아 등이 입주해있다. 건물·부지는 지난 8월 스마일게이트(대표 권혁빈)에 넘어간 상태다. 엠텍비전에셋이 스마일게이트를 상대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988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관리는 법정에서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LG와 국책과제로 해오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개발 완료돼 현재 양산 테스트 중”이라며 “신규 칩 연구개발(R&D)보다 주력해오던 제품군을 위주로 안정성을 확보할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