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배우지 않아도 앱 제작 가능한 `엠비즈메이커`

작년 유제품 알러지가 있는 인천의 한 초등학생이 우유가 들어간 급식을 먹고 난 뒤 운동을 하다 쓰러진 사고가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초등학교 영양사 A씨는 학부모에게 급식 메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학생의 알러지 여부는 알려줄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직접 제작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스마트 앱 제작 교육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방과후교실에서 스마트 앱 제작 교육을 받고 있다.

제대로 ‘코딩’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지만, 간편한 스마트폰 앱 저작도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학부모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A씨는 특허 출원까지 나섰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 저작도구 덕분이다.

복잡한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스마트 앱을 제작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원더풀소프트(대표 오현주)가 개발한 ‘엠비즈메이커’는 ‘파워포인트’나 ‘엑셀’을 다룰 줄 아는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자신이 원하는 스마트폰 앱이나 전자책까지 만들 수 있다.

원더풀소프트는 처음에는 기업대상 유무선 통합 솔루션으로 엠비즈메이커를 만들었다. 엠비즈메이커는 기업에서 쓰는 각종 회계, 재무, 물류 등 자원을 관리하는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맞춤형으로 쉽게 개발해주는 솔루션이었다. 삼성, LG, 포스코 등 굵직한 대기업과 일했다.

이와 함께 직관적 제작방식과 쉬운 접근성 때문에 소프트웨어 교육용 교재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과정을 직관적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GUI)로 바꾸면서 일반인도 쉽게 스마트폰 앱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등학교 1000여곳 방과후교실에서 앱 제작 교육을 진행했으며, 70여개 대학에서 특강 등을 통해 앱 제작을 교육했다.

김정민 원더풀소프트 컨설턴트는 “전문가도 이틀에 걸려 코딩할 앱도 2시간 만에 완성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저작도구”라며 “제작은 물론이고 해당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형태로 패키징해 오픈마켓에까지 원스톱으로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모두 가능하며, 원더풀소프트는 자체 오픈마켓을 운영해 누구나 바로 올리고 다운로드받아 사용가능하도록 장려했다.

원더풀소프트는 엠비즈메이커를 교육용 교재로 더욱 개선해 학생과 일반에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확대되면서 학교 등지에서 정식 교육용 교재로써 요청이 한층 더 급증했다. 올해 예상 매출 12억원에서 내년에는 더욱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보성 스마트교육사업팀장은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체력장 기록을 실시간으로 저장해 바로 급수로 계산하는 앱을 만들었다”며 “예전 같으면 운동장에서 메모해 교실로 돌아가 엑셀로 따로 정리해야 했을 일이 간편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길웅 원더풀소프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프로그래밍을 알고 코딩을 아는 전문가는 전 국민의 1% 미만이며,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해결능력”이라며 “미래 산업의 기회는 수요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데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