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 직원은 점심 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종이식권을 챙겨야 한다. 회사에서 지정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원은 잃어버릴까 노심초사고 회사는 식당별로 돌아다니며 정산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벤디스(대표 조정호)가 내놓은 ‘밀크’는 종이식권과 식대장부를 이용한 낙후된 급식 시스템을 앱으로 대체한 모바일 식권 솔루션이다. 기업은 직원에게 식대 금액에 해당하는 ‘밀크 포인트’를 지급한다. 직원은 회사와 제휴된 식당에 가서 식대를 결제하면 된다.
식당과의 제휴, 서비스 관리나 식대 정산 및 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벤디스에서 책임진다. 따로 리더기나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밀크’앱만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식당 주인은 손님 휴대폰을 몇 번 터치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벤디스는 매일 오후 10시에 당일 발생한 식권 매출 내역을 점주에게 문자로 전송한다.
조정호 대표는 “일반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제대로 식권이 회수되지 않거나 외부 사람이 식권을 들고 찾아와 밥을 먹어도 회사와의 제휴 관계 때문에 싫은 소리를 못해왔다”며 “밀크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식대가 정산되고 회사가 아닌 벤디스와 직접 영업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밀크는 자영업자의 마케팅 플랫폼으로도 활용된다. 제휴 식당은 직원의 동의하에 저녁이나 술자리 할인쿠폰이나 프로모션 상품을 홍보할 수도 있다. 조 대표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적으로 종이식권을 사용하는 중견, 중소 규모 업체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시장성도 밝다”며 “최근에는 경기도의 공단 등 종이식권으로 월말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업체들로부터 먼저 연락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벤디스는 지난 10월 밀크 베타버전을 개발한 후 지금까지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인 알지피코리아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캐시슬라이드’ 운영사 앤비티파트너스, 공공기관 중앙자살 예방센터 등이 시범 운영을 거쳤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