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만2000개 캠핑장 노리는 `휴대용 발전기` 스타트업 이노마드

미국은 캠핑 문화가 발달하며 캠핑장 내 전기 수급을 위한 휴대용 발전 사업도 각광 받는다.

미국 중서부 내 1만2000여개 캠핑장에 레저용 수력 발전기를 설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스타트업이 있다. 제조업과 에너지 사업이라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이노마드(대표 박혜린)’다.

미국 1만2000개 캠핑장 노리는 `휴대용 발전기` 스타트업 이노마드

이노마드는 현재 휴대형 수력 발전 터빈을 만들고 있다.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는 곳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박혜린 대표는 100킬로와트(㎾)급 조류 발전을 개발하는 에너지 기업에 다니면서 사업아이템을 구체화했다. 노기환 CTO도 그때 만났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에너지 사업이 아닌 실생활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만 생산하는 ‘작은 에너지’ 개발에 초점을 뒀다.

박혜린 대표는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5W 정도면 되고 노트북을 비롯한 많은 전기제품이 저전력 상품화 되고 있다”며 “실생활에 필요한 전기는 그렇게 큰 발전 용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전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도 적절한 양의 전기를 제공하는 소형 발전기를 만들어 보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소형 수력 발전기를 개발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물만 흐르면 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터빈 개발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 산과 계곡을 돌아다녔다. 한겨울 물이 어는 극한 상황에서도 터빈을 돌렸다. 사업 개발비가 부족해 노기환 공동대표는 카센터를 돌아다니며 파이프 등 자재를 자체 수급해 시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노마드는 서울 광화문 청계천에서 매일 시민의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것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시간에 다섯 대의 스마트폰이 100% 충전된다. 도심 한가운데지만 전기 콘센트와는 단절된 청계천에서 물의 흐름만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시민은 휴대폰을 충전하며 휴식을 갖는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는 과학 교육용으로도 이용한다.

박 대표는 “보통 사람들은 집에서 플러그를 꽂고 너무 쉽게 전기를 이용하다보니 콘센트 벽안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길이 없다”며 “실제로 수력 소형 발전기를 보면 전기가 어떻게 생산되고 우리에게 어떻게 도달되는 지까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교육용 도구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노마드는 전기가 닿지 않는 제3세계에도 관심이 많다. 인도로 7개월간 배낭여행을 다녀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12000여개 캠핑장에 레저용 발전기를 세우겠다는 목표가 있다. 물은 많지만 전기 인프라는 매우 취약한 곳이다.

박 대표는 “캠핑장 레저용 전기 수급 산업의 규모가 매년 1700%씩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은 스타트업이지만 어디서든 인정받는 기술력과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