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음악시장 1위 사업자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무료 모바일 음원 라디오 서비스를 내놓는다. 5000억원에 육박하는 국내 음원시장에 대격변을 예고했다.
5일 음악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SKT 시니어’ 서비스를 이르면 이달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음악신탁단체 관계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담당자가 찾아와 ‘SKT 시니어’ 서비스 계약 체결을 요구해 이를 검토 중”이라며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음원을 모바일에서 서비스하는 만큼 이달 중순까지 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대상은 SK텔레콤 가입자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일정 규모 통신요금에 가입하면 무료로 서비스하는 형태다. 로엔이 보유한 음악 280만곡을 장르와 감성 등의 항목으로 구분된 음악 채널을 통해 청취할 수 있고, 곡 건너뛰기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특정 곡만을 골라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삼성이 시작한 밀크뮤직과 유사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다.
SK텔레콤과 로엔이 합작해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소리바다가 손잡고 내놓은 밀크뮤직에 대항마로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밀크뮤직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세워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출시 이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 5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면서 가파른 성장세다.
SK텔레콤은 음원 콘텐츠로 만족도를 높여 가입자 이탈을 막고, 로엔은 멜론 서비스를 필두로 50%가 넘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과 음원서비스 업계 최강자가 빚어낸 ‘SKT 시니어’ 서비스가 디지털 음원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음악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 시장과 음원 시장 50% 이상을 차지하는 두 기업이 힘을 합쳤다는 것만으로도 5000억원 규모 음원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 전문가가 추천하는 스트리밍 라디오 채널은 스트리밍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음악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 음악시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반면에 무료 음악 서비스가 창작 생태계 환경을 파괴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음악인은 “무료 음악이 성행하면 음악이 그저 마케팅 수단의 일부로 전락해 버리거나, 소비되고 마는 것으로 인식되는 등 음악의 가치가 저평가돼 저작권자의 창작활동 위축과 음악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전했다.
과다한 비용 집행으로 서비스 지속이 가능할 것인지의 우려도 있다. 음악업계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 서비스는 정액제 방식 대비 두 배가 비싸기 때문에 곡당 저작권료 7.2원을 지불해야 한다”며 “일례로 100만 가입자가 하루에 매일 10곡씩 들으면 저작권 비용만 한 달에 21억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
이경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