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덕산면 상구마을.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노인이 운전 부주의로 길 옆 논두렁으로 떨어졌다. 노인의 비명소리를 감지한 CCTV가 바로 사고가 발생한 지점을 집중 촬영한다. 관제센터는 119에 출동을 요청해 노인을 구출했다.
소리를 감지하는 ‘귀달린 CCTV’가 인명 구조와 강력 범죄 예방 성과를 올려 주목된다.
충북 진천군은 지난해 말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이상음원을 탐지하는 지능형 CCTV를 설치한 후 인명 구조 효과를 거뒀다. 진천군이 효과를 보면서 다른 지자체로 소위 ‘귀 달린 CCTV’가 확산될 전망이다.
휠체어 사고 어르신을 구한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충돌음을 감지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학교 폭력도 예방한다. 삼수초등학교 정문에서 초등학생 2명이 폭행을 가할 때 나온 피해 학생 비명소리를 감지해 바로 조치했다. 귀 달린 CCTV는 성폭력 예방 효과도 거뒀다. 노래방 입구에서 술 취한 여성이 남성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지른 비명을 감지했다.
진천군은 49대 이상음원 탐지 CCTV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비명소리와 차량 충돌음,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 위급 상황에서 발생하는 음원을 탐지한다. CCTV 카메라를 음원이 발생한 방향으로 자동 이동시켜 관제 요원에게 위급한 상황을 즉각 발견하게 돕는다. 진천군은 다른 지역에서 효과 문의가 많아 8일 ‘CCTV 지능형 관제서비스 시범 사업성과 보고회’도 연다.
진천군에 설치된 지능형 CCTV를 개발한 배영훈 아이브스테크놀러지 대표는 “과거 단순 CCTV로는 범죄나 재난을 예방하지 못하고 통합실시간 관제에도 한계가 있다”며 “이제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말하는 기능까지 결합된 CCTV가 우리 사회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