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최근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급성장한 기업사례 19건을 세밀하게 들여다본 결론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대부분 초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제품 국산화는 물론이고 매출 증대와 수출 확대까지 일궈냈다. 성공요인의 핵심을 꼽으라면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기술혁신이다.
최철안 중소기업청 생산기술국장은 “창조경제는 정부와 중소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기술을 적극 개발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체계적인 지원체계와 R&D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사례 3건을 추렸다.
◇아이티엔티(대표 장경훈)=지난 2006년 당시엔 볼모지나 다름없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한 케이스다. 어려운 기술개발은 중기청 지원과제가 주효했다. 플래시 메모리 자동검사장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장경훈 대표는 “기술 개발로 차세대 시장 진입의 교두보는 확보했지만,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아 초기 애를 많이 먹었다”며 “이후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외장자체테스트(BOST) 기술까지 개발했다”고 말했다.
아이티엔티는 과제 착수 당시 2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엔 9배가 넘는 205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고용도 19명에서 76명으로 증가했다.
아이티엔티는 현재 외국계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메모리 자동화 검사 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와이솔(대표 김지호)=핸드폰 부품 생산업체인 와이솔은 중소기업청 지원을 받아 개발한 ‘UMTS 밴드용 극초소형 듀플렉서 칩스케일패키지(DPX CSP)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08년 20년간 삼성전기에서 RF(Radio Frequency)부품을 개발하던 엔지니어들이 나와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RF부품 시장은 일본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목했던 건 핸드폰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는 것. DPX CSP기술은 점점 얇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핸드폰 업계의 시장 변화에 똑떨어지는 기술이었다.
개발당시 내놓았던 표면탄성파(SAW) 필터 사이즈는 가로 3.0㎜ 세로 2.5㎜였으나 끊임없는 분석과 도전을 통해 현재는 3분의 2에 불과한 2.0㎜×16㎜와 1.8㎜×1.4㎜ 개발에 성공했다.
과제 착수 당시 341억원이었던 와이솔의 매출은 2012년 889억원, 2013년에는 1401억원으로 늘었다. 고용인원도 94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262명이 근무 중이다.
현재는 국내 업체의 25%, 해외업체의 15% 이상이 와이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네오셈(대표 염동현)=반도체 장비 자동화 테스트 기기를 공급하는 네오셈은 지난 2009년 다른 업체에 한발 앞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테스터 기술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한 케이스다.
SSD가 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던 시절, 남들보다 한발 먼저 기술개발에 나섰다. 정부 지원을 받아 ‘고효율 SATA SSD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네오셈은 해외의존도가 90% 이상이던 국내 SSD 테스터 시장의 50%가량을 장악했다.
과제 착수 당시 4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1년 112억원, 2012년 188억원, 2013년 22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고용인원은 20명이던 것이 지난해 3배가 넘는 68명으로 늘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