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공기 중 분자가 진동하면서 고막에 전해지면서 인식되는 것이다. 사람은 일상에서도 늘 소음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지구상에 기록된 가장 큰 소리나 소리 자체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선 낯설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기록된 것 중 가장 큰 소리는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섬(krakatau)에서 대폭발이 일어났을 때의 것이다. 이 섬은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해협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대폭발 당시 소리는 크라카타우에서 무려 2,000km 떨어진 인도 벵골만에 위치한 안다만니코바르제도에서 “총성 같은 비정상적인 큰 소리가 들렸다”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3,200km 떨어진 뉴기니와 호주 서부에서도 “북서쪽 방향에서 대포 소리 같은 큰 소리가 몇 번이나 들렸다”는 기록이 있다. 또 4,800km 떨어진 로드리게스섬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쪽 먼 곳에서 총성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전해지는 등 전 세계 50곳에서 화산 폭발 소리가 들렸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 때 발생한 폭음은 사람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소리를 직접 귀로 들은 최장 거리 기록이다.
당시 크라카타우는 섬 자체의 모양이 변할 만큼 큰 폭발이 일어나고 높이 30m에 이르는 해일이 발생해 해안을 따라 165개에 이르는 마을을 파괴했다. 한 데이터에 따르면 사망자가 3만 6,417명이라고 하지만 12만 명 이상 사망했다는 설도 있다.
소리는 기압 변화에 의해 발생하지만 크라카타우에서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타비아 기록에 따르면 이 때 발생한 압력은 음압으로 변환하면 172dB 이상이다. 10dB이 올라가면 인간은 대부분 소리가 배가 됐다고 느낀다. 인간의 청각이 안전하게 견딜 수 있는 한계는 130dB 정도라고 한다. 제트기 엔진 근처에서 발생하는 음압이 120dB이라고 하니 얼마나 큰 소리인지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울릴 수 있는 소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콧노래를 불러도 공기 중 분자를 초당 수백 회 가량 흔들게 된다고 한다. 소리가 커지면 분자 진동이 커지지만 소리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 대기권 안에서의 소리 한계는 194dB이다. 그 이상 음압은 공기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
194dB가 넘는 소리는 충격파가 되고 고압 상태 공기를 폭발적으로 밀어낸다. 크라카타우에서 발생한 폭음이 이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압 상태 공기가 폭풍을 만들고 64km 떨어진 곳에 있던 선원의 고막이 터지는 일을 만들어낸다. 화산에서 4,800km나 떨어진 로드리게스섬을 지나면서 소리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전진을 계속해 며칠 동안 지구상에 울려 퍼졌다. 관측소 기록에 따르면 크라카타우에서 발생한 충격파는 지구를 3∼4바퀴 돈 것으로 보인다. 이 대단한 폭음은 소리가 물리적 세계를 움직인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화산 분화에 의한 충격파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훨씬 규모가 작은 화산 폭발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영상을 보면 화산이 갑자기 분화하면서 공기에 압력이 가해지고 화산 상공에 구름이 생겨난다. 촬영 중인 사람은 화산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충격파가 배까지 닿으면서 분화 13초 뒤에는 총소리 같은 큰 소리가 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