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는 “초한지를 보면 항우 밑에서 일하던 유방이 진나라 황궁에 방문하며 건국의 야심을 키우는 장면이 나온다”며 “(항우 밑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이룬 상태에서 또 다른 꿈을 찾는 이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979년생인 이 대표은 32살이던 2011년 파티게임즈를 창업했다. 이 대표에게도 진나라 황궁을 방문한 유방과 같은 순간이 있었다.
창업 전 회사를 다니며 우연히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동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또 다른 도전을 꿈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파티게임즈는 커피숍 경영을 소재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아이러브커피’로 흥행에 성공한 후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11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게임사 직원이던 이 사장으로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제국’을 만들어가는 셈이다.
“온라인 결제, 게임사에 있을 2000년대 후반 페이스북 열풍이 일었거든요. 제가 그때 커피숍을 부업으로 하고 있었는데 소셜네트워킹과 커피 그리고 게임이라는 아이템을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이 사장의 ‘초한지’는 현재 진행형이다. 11월 상장과 더불어 연내 ‘숲 속의 앨리스’ 등 3~4종의 게임을 새로 출시한다. 중국 등 대형시장은 물론이고 베트남 같은 신흥시장에서의 도전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무기는 전공인 SNG다. 아직 게임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분야에서 여성 유저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남들과 경쟁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안 가본 영역을 먼저 선점해 본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아직 세계 시장에서 게임이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 많고 인구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년, 20년 후 언젠가 파티게임즈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의 역사가 게임업계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수 없는 나라가 저마다 이상을 가지고 세워지고 또 사라지는 과정이 흥행결과에 따라 부침이 심한 게임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초한지를 읽으며 과거에서 미래를 찾는 일은 그래서 그에게 의미가 깊다.
이 사장은 “창업과 상장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압박을 받기보다는 즐기고 싶다”며 “파티게임즈의 경쟁상대는 파티게임즈라는 생각으로 자기 혁신으로 영역을 늘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