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개원,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아주대학교병원. 아주대병원은 ‘우리는 항상 당신 곁에 있으며 당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헌신한다’라는 미션 아래 한 해 한 해 성장했다. 스무살 청년이 된 아주대병원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병원이 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하는 탁승제 아주대병원장을 만났다.
“병원 전체 혁신으로 호텔보다 더 친절한 병원을 만들 것 입니다. 환자 중심의 병원을 만드는 것이 아주대병원의 첫 미션입니다.” 탁승제 원장의 말이다. 탁 원장은 아주대병원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 추진해야 할 첫 번째 사항으로 친절을 꼽는다. 그것도 그냥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서비스 분야의 대표 업종인 호텔보다 더 수준 높은 친절을 의미한다.
탁 원장이 말하는 친절에는 전문성을 기본으로 한다. 탁 원장은 “의료진을 비롯해 모든 병원 직원이 전문성을 갖춰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순간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 원장은 전 직원 대상 친절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직원에게 환자 중심의 친절이 습관이 되도록 행동 지침 등을 문자로 전달한다. 민간기업에서 활용하는 직원 친절교육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탁 원장이 이처럼 친절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병원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탁 원장은 “종합병원 수준이면 어느 병원이든 이제는 의료서비스 수준이나 시설 등은 대부분 비슷하다”며 “병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높은 의료서비스 수준과 시설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친절이 더해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체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아주대병원은 7월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았다. 이번 인증은 지난 2011년에 이어 재인증을 받은 것이다. 탁 원장은 “JCI 인증은 1218개 항목 평가를 통과해야 획득할 수 있다”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통합종양센터와 완화케어 인증’도 받았다.
아주대병원에는 287개 병실 1098병상을 운영, 하루 평균 4500명의 외래환자와 1000명의 입원환자가 진료를 받는다. 전국 종합병원 진료비 매출 규모로는 전국 7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진료 적정성 평가에서도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췌장암 등 총 16개 분야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운영한다.
아주대병원이 또 하나 신경 쓰는 진료체계가 있다. 수술 등 진료 과정이나 합병증 등을 제로화하기 위한 체계다. 탁 원장은 “병원 내 의료진에는 다양한 분야의 의사와 간호사 등 여러 직종이 있다”며 “체계적인 시스템 하에서 환자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중심병원 전환도 적극 추진한다. 이미 뇌혈관질환 융합연구단 등 7개 임상과학융합연구단을 선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병원급으로 연구조직을 만든다. 새로 설립되는 연구조직은 지역의 의료·바이오 기업과 공동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다. 의료IT 산업화를 위해 별도의 병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동남아·중동·카자흐스탄 등을 대상으로 공중보건의료와 병원경영관리, 임상참관 실습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내 대기업과 협력을 체결, 이라크 신도시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해 의과대학과 병원 설립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한다. 중장기적으로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탁 원장은 “이라크 사업을 계기로 대외협력팀도 정비했다”며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탁승제 병원장은 1981년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후 프랑스 파리12대학 앙리몽도르병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91년 아주대 의과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조정실장, 내부과장, 순환기내과 주임교수와 임상과장을 지냈다. 지난 9월 1일자로 병원장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