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적시에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마침 적정 기술을 이전받아 IP를 담보로 산업은행에 상담을 받았더니 평가가치가 약 50억원가량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대기업으로 가득한 판교에서 에너테크가 산업은행의 IP 대출 1호가 될 수 있었습니다.”
특허기술 하나를 담보로 수십억원 자금 확보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등장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변압기 업체 에너테크(대표 박훈양)가 주인공이다.
지난 2003년 설립돼 에너지절약 산업부문에 주력해온 에너테크는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운영하는 특허기술거래 컨설팅 사업을 통해 서강대가 보유한 기술을 이전받았다.
에너테크는 지난 2009년 한전 및 발전 5사와 협력 연구개발을 통해 하이브리드 변압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절전기 및 변압기 관련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설립 첫 해인 2003년 매출이 수천만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변압기로 브라질과 스페인, 인도 등 약 20개국 수출망을 확보하며 지난해 매출 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 50억원을 초과했으며 연말까지 12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레드오션’ 분야인데다 시장이 완숙기에 들어선 하이브리드 변압기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에너테크는 이번 IP대출로 확보한 자금을 ‘연료전지’에 투입하기로 했다.
서강대에서 받은 기술은 연료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스택(STACK)’ 기술이다.
박 대표는 “서강대 화학공학과에서 이전받은 특허는 연료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고분자 전해질막 핵심 기술로, 만약 이 제품을 국산화하면 성능은 기존 3M이나 듀퐁 등 세계 최고 기업 연료전지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3분의 1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2009년부터 특허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국내외 기업을 발굴하고 기술 및 경영역량에 맞춰 적정 공급기술을 매칭하는 ‘특허기술거래 컨설팅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총 902건의 기술중개를 했으며 올해는 9월까지 총 176건을 성사시켰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