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인공위성에 주로 쓰이는 1m 이하급 우주용 반사경이 국산화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 우주광학센터(센터장 양호순) 연구팀은 직경 1m 초경량 우주용 반사경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반사경은 인공위성의 눈에 해당한다. 촬영하는 영상의 해상도를 결정한다. 반사경 직경이 크면 클수록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인공위성에 싣기 위해서는 크기와 무게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상업용 위성으로는 최대 직경 1m 이내의 반사경을 사용한다.
이번에 개발한 반사경을 망원경에 탑재할 경우 상공 200㎞에서 자동차 차량번호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를 나타낸다.
우주용 반사경은 전략물자로 분류돼 해외로부터 수입이 까다롭다. 특히 직경 1m급 반사경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어 완제품 형태로의 수입 자체가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작 관련 기술 역시 해외로부터 들여올 수 없다.
우주망원경은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연구진은 반사경 무게를 43㎏ 이하로 제작하기 위해 경량화율을 기존 60%에서 80%로 늘렸다. 이를 위해 깨지기 쉬운 유리소재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 줄어든 무게로 반사경이 중력과 같은 외부 힘에 형상이 바뀌는 등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반사경을 지지하는 기계 구조물을 새로 설계했다. 이 설계 덕분에 유리소재 두께는 줄이면서도 중력에 의한 반사경 변형을 10㎚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연구진은 다음 달 우주궤도로 올라갈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의 적외선 광학계(렌즈와 반사경)를 제작하기도 했다.
양호순 센터장은 “우주 속 온도 및 진동을 그대로 모사한 극한환경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며 “자체 제작한 대형 열진공 시험기를 이용해서 직경 1m 반사경 조립체의 우주 환경시험을 수행한 결과, 반사경의 형태가 나노미터 수준에서도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업 책임자인 이윤우 산업측정표준본부장은 “전 세계 인공위성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상용위성으로 가장 높은 해상도를 가진 반사경에 대한 수요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도 2020년께 다목적 실용위성 7호를 발사하는 만큼, 진정한 인공위성 개발의 국산화를 앞당길 수 있는 성과”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