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 약진하고 있다. 서비스형플랫폼(PaaS)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공략으로 다양한 B2B용 응용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SW에만 국한됐던 기존 플랫폼 서비스와 달리 스마트 오피스 등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서비스도 나왔다. 글로벌 기업이 주도했던 SW 플랫폼 시장에서 국산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1호 개방형 PaaS ‘비즈플레이’ 아시아 시장 공략 시작
국내 비즈니스용 SW 플랫폼은 웹케시의 ‘비즈플레이’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플레이는 기업이 고객관계 관리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앱스토어는 지난 8월 개발을 마치고 3개월 동안 베타 운영을 실시했다. 지난 11일 정식 버전을 내놓을 때까지 1000여개 기업·기관 고객과 30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영일 웹케시 플랫폼부문 상무는 “현재까지 17개 기업용 앱이 비즈플레이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며 “향후 50여개 추가 앱을 올려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즈플레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공개된 개방형 SW 플랫폼이다. SW 개발자와 기업이라면 누구나 비즈플레이를 통해 자신이 개발한 SW를 올릴 수 있다. 고객은 유·무료 앱을 자사 환경에 맞춰 내려받아 설치·운영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데스크톱PC와 연계된 업무가 가능하다. 게시판, 전자결재 등 그룹웨어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웹케시는 비즈플레이를 주요 사업군으로 삼고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마케팅에 한창이다. 내년 초까지 고객 기업과 기관 등 10만여곳에 플랫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점은 비즈플레이가 주목받는 이유다. 웹케시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유수 SW 기업과 공동 설립한 ‘코사인’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가입자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일본 대표 회계 SW기업 ‘미로쿠정보서비스(MJS)’와 투자 유치 계약을 맺으며 비즈플레이 일본 시장 진출 협력도 함께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일본 현지화 작업을 마친 비즈플레이 일본 버전도 선보인다.
◇SW 플랫폼의 진화, IoT 활용한 스마트 환경 구축하는 ‘핸디피아’
지난 3일 경기도청은 스마트 오피스 환경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도청 직원들은 핸디소프트가 만든 ‘클라우드 프린팅’ 시스템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지문이나 공무원증으로 본인 인증 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문서를 인쇄할 수 있다.
SW 플랫폼이 IoT 기술과 융합되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올해 초 온톨로지 기반 시맨틱 IoT 기술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SW 플랫폼 ‘핸디피아’를 선보이고 국내 공공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이 필요한 업무용 앱을 IoT와 결합해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는 등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이전 받은 모바일 IoT 미들웨어 기술 ‘모리’를 활용해 스마트폰과 사무실이 결합한 기업용 앱 개발이 가능하다.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는 “핸디소프트의 강점이 그룹웨어 등 기업용 앱과 결합한 다양한 IoT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며 “컨소시엄 형태로 다른 SW 기업과 협력해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핸디소프트는 ‘핸디피아’ 개방성도 강화하고 있다. 개발자를 위한 오픈 API와 오픈소스 코드를 제공해 누구라도 쉽게 서비스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핸디소프트의 플랫폼을 이용해 IoT 서비스를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열린 IoT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천대 학생들이 참여해 개발한 어항 수온 관리 및 층간 소음, 가스 감지 모니터링 서비스 등이 대표 사례다. 스마트 셋톱박스를 활용한 실내 환경 모니터링 서비스와 표준 웹기술 기반의 협업 솔루션도 공개됐다.
◇오픈소스 기반 SW 플랫폼 개발도 한창 ‘오픈클라우드엔진(OCE)’
SW 플랫폼은 다양한 개발자와 SW 기업들이 참여해 공유형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플랫폼 이용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다양한 앱을 골라 쓸 수 있어야 플랫폼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다. 공개SW(오픈소스)를 활용한 SW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OCE 컨소시엄’이 나서 개방형 SW 플랫폼 ‘오픈클라우드엔진’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진솔루션즈, 큐브리드, 클라우다인, 엔키소프트, 엠에이치알, 웹스퀘어드, 코펜스 등 국내 SW 기업이 참여했다.
OCE는 업무프로세스관리(BPM)·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검색엔진·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등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한다. 컨소시엄 참가 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오픈 PaaS다. OCE 컨소시엄 관계자는 “지난해 오픈소스 기업들이 모여 가치를 더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팀을 구성해 OCE 개발을 추진했다”며 “조만간 유의미한 구축사례가 잇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