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마그네틱(MS)카드를 써오던 미국이 정부 주도로 IC카드 전환 사업에 착수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IC카드 전환을 추진할 경우, MS카드 시스템은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IC카드 발급에 나설 경우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미국 백악관이 결제거래와 민감한 개인정보 보호를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서명했다. 더 강력한 보안기술 이전과 차세대 결제 안정방식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은 지난해 1억건이 넘는 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고, 수백만명이 신용카드 사기 거래와 명의도용을 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기띠(MS)방식 대신 마이크로 칩이 있는 신용, 직불카드와 함께 ATM에서처럼 비밀번호(PIN)를 사용하는 안전방식 체계를 승인했다. 아울러 의회에 계류 중인 사이버안전 법안을 서둘러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새로 발급하거나 기존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에 칩앤핀(IC카드) 방식이 전격 적용된다. 우선 연방정부시설 결제단말기를 IC카드기기로 업그레이드해 기관 사업에 IC를 선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1년간 약 100만장 이상의 IC카드가 발급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홈디포, 타겟, 월그린, 월마트 등도 내년 1월까지 IC카드 결제 단말기를 모든 매장에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아멕스카드는 소상공인 결제 단말기의 업그레이드 지원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비자카드도 공공서비스 캠페인을 통해 20개 도시에 전문가를 파견, 소비자와 가맹점에 IC칩과 그 외 보안 기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명의(정보)도용 방지를 위한 대책도 나왔다.
미 정부는 연방거래위원회와 함께 피해자들이 신용평가사를 통해 피해사실을 등록하고 회복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마스터카드는 고객에게 무료 명의 도난 모니터링을 제공한다.
씨티은행은 소비자들이 명의 도용 초기 징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무료로 온라인에서 신용평점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용평점은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된다.
미국의 IC카드 전환 속도에 발맞춰 한국도 IC카드 의무화 방안을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비자, 마스터 등이 IC 결제 카드 발급을 시작할 경우, 한국도 표준 주도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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