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세계 1위의 전기차 및 대형 부품기업에 수출된다.
대기업이 아닌 전문업체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워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어서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과 파워큐브(대표 한찬희)는 최근 각각 일본 닛산차와 독일 보쉬에 전기차용 충전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닛산은 전기차(모델명 리프) 약 15만대를 판매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로 미국에서만 5만대 이상을 출하했다. 시그넷은 최근 닛산차 미주법인에 충전기 61대를 선적했고 약 100대의 추가 발주까지 받은 상태다. 이 충전기는 닛산을 통해 현지 파트너와 미국 주정부가 구축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파워큐브는 케이블 형태의 차량 모바일 충전기 ‘E라인’을 보쉬코리아를 통해 독일 보쉬에 공급하기로 하고 이달 내 계약을 체결한다. 특히 파워큐브는 보쉬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다. 보쉬는 완성차 업체 공급처를 가장 많이 확보한 부품 기업으로 국가별 시장을 대상으로 E라인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들 국내 중소 전문업체 충전기는 제품 완성도는 물론이고 ICT 기반 사용자 접근성과 편리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파워큐브 E라인은 충전뿐만 아니라 사용자 인증과 실시간 전기사용에 따른 개별 요금 부과가 가능하다. ICT를 이용해 충전설비 없이도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첫 제품이다. 전기차 전용 주차난 해소는 물론이고 도전까지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 제품은 충·방전과 과금·전력량계·통신 장치로 구성돼 일반 220·110V 전원 콘센트에서 충전하고 사용한 전력량에 따른 요금은 차량 소유자가 납부한다. 주차장이나 건물 내 콘센트에 부착된 RF태그를 이용해 사용자 인증 후 사용하고 전력선통신(PLC)이나 상용무선망(3G·LTE)으로 사용 정보가 중앙서버에 전달된다.
시그넷의 급속충전기(50㎾급)는 ICT를 이용, 원격에서도 누구나 쉽게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모듈 방식으로 설계돼 충전 출력량은 갑절 높으면서 제품 크기를 40%가량 줄였다. 또 일본 차데모와 콤보 방식의 차량이면 차종과 상관없이 충전 가능하며 일반 충전기와 달리 사용량·이용 정보를 포함해 과금 등 고객관리 서비스 솔루션까지 지원한다.
한찬희 파워큐브 사장은 “보쉬와 제품 테스트를 포함해 공급 계약 내용 협상까지 마치고 이달 말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제품 규격과 디자인 등 다양한 국가별 환경에 맞게 공동 개발해 수출하게 된다”고 말했다. 파워큐브는 이달 초 보쉬로부터 수억원의 금형 등 제품 개발비를 지원 받았고 계약에 따라 보쉬코리아의 국내 협력사가 생산하게 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