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막강한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글로벌 SW 기업에 맞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산 SW의 품질과 성능이 외산에 미치지 못해 기관이나 기업이 도입을 꺼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SW 기업이 앞장서 글로벌 기업의 SW와 품질·성능비교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자청할 만큼 토종 SW의 품질은 향상됐다. 토종 SW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SW 품질과 성능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면서 SW 테스팅 산업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지난 주 개최된 ‘안전 확보를 위한 제1회 국제 품질·테스팅 콘퍼런스’는 SW 업계에서 얼마나 SW 품질 관리를 위한 테스팅 환경에 신경 쓰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럼에도 SW 테스팅의 실제 적용과 활용 측면에서는 해외 선진국보다 한참 뒤쳐진 것이 현실이다. 차량 급발진과 로켓 폭발 등 SW 결함으로 대형 사고를 경험한 해외에서는 SW 테스팅 의무화와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안간힘이다. 우리는 일부 시험 감독 기관을 운영해 SW 품질과 성능 관리에 집중하지만 전체적인 테스팅 산업 생태계를 마련하지 못했다.
SW 테스팅 전문기업보다는 공공기관 등이 주도하는 산업으로 성장해 민간 시장을 활성화할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리·감독 기관과 SW테스팅 수행 기업을 분리시켜 민관이 함께 SW 품질 테스트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산업 발전이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국회에서는 공공기관에서 SW 사업을 발주할 때 BMT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SW 테스팅은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우리나라 SW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 SW 산업 발전을 위해 SW 품질 테스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
권동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