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는 한승철 엔피코어 사장은 올 들어 사내에서 해외 영업 담당 임원이라는 별명을 하나 더 얻었다. 올해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해외 일정이 많을 때는 한 달의 3분의 2 가량을 나라를 바꿔가며 해외에 있었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엔피코어는 국내에서 인정받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북미·일본·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2012년부터 미국 RSA와 인터롭 등 글로벌 보안 전시회에 주력제품인 지능형지속위협(APT) 이중방어 솔루션 ‘좀비제로’를 선보였다. 실리콘밸리 창업연수에 참여해 현지 시장 파악에도 나섰다. 일본에서 열린 IST와 싱가포르 RSA 같은 보안관련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는 등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시회와는 별도로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 등에는 시장개척단이나 투자상담회에 참가해 현지 정보보안 관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베트남 현지화를 위해 앞만 보며 달려왔다.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해 현지 3개사와 협력 양해각서(MOU)와 비밀유지계약서(NDA)를 교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엔피코어가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주력 분야인 APT 차단 솔루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세계 APT 차단 솔루션 시장은 연평균 42.2%씩 성장하고 있다. 2017년에는 시장규모가 11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승철 엔피코어 사장은 “세계적으로 APT 차단 솔루션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력제품인 좀비제로가 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대만·일본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큰 이슈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기업용 좀비제로의 품질 기술력과 검증된 안정성을 바탕으로 개인용 APT 대응 솔루션 ‘좀비제로 퍼스널’을 개발, 국내 및 북미 시장에 무료배포(개인사용자에 한함)함으로써 B2C 시장까지 시장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승철 엔피코어 사장
“APT 시장에서 좀비제로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승철 엔피코어 사장은 “올 들어 베트남·미국·일본·대만 등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새해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사장은 “베트남은 한류 덕분에 한국 기업 이미지가 좋아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됐고 현지에 선보인 솔루션(좀비제로)도 보안솔루션의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이어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고 밝혔다. 그는 “4일부터 베트남 정보보호산업협회(VNSIA)가 하노이에서 개최하는 보안 전시회에도 좀비제로를 선보이는 등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장의 글로벌 공략 계획은 일본·대만으로도 이어졌다. 이달 중엔 일본에서도 현지 유력기업과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새해에는 정식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최근 시장개척단의 일원으로 다녀온 대만은 현지 파트너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현지 지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한 사장은 “최근엔 모바일 분야를 겨냥해 악성코드 행위기반 분석 솔루션을 개발 중인데 새해 1분기 안에 완성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좀비제로 제품과 모바일 보안솔루션으로 2018년까지 연평균 178%의 매출 성장을 자신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