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조경제 해법 동남권 융합]기술-산업 간 `합종연횡`으로 윈윈

기술 간 산업 간 융합 성과가 동남권 전역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래부와 산업부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협력 아래 지역산업 고도화,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융합 기술과 제품 개발 지원에 집중한 결과다.

동남권의 기술간 산업간 융합 성과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조재필 UNIST 교수 연구팀의 R&D 모습
동남권의 기술간 산업간 융합 성과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조재필 UNIST 교수 연구팀의 R&D 모습

부산, 경남, 울산의 동남권은 산업과 기술이 어우러진 융합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이 꿈틀대는 곳이다. 기관별 성과를 들여다보면, 그 기반에 이종 기술 간, 산업 간 융합 시너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이 창조경제의 기반인 셈이다.

장재홍 한국지역정책학회장은 최근 광주서 열린 지역혁신박람회에서 “최근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국가 경제 침체의 돌파구를 지역발전에서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조재필 교수팀은 10분 내 고속 충전이 가능하고, 두께는 1㎜ 이내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플렉시블 이차전지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부 신기술융합형성장동력사업의 지원 결과물이다.

플렉시블 이차전지의 상용화에는 기존 전지 수준 이상의 성능과 자유롭게 구부리고 펼 수 있는 유연성이 필수다. 조 교수팀은 리튬 이차전지의 핵심 구성 요소인 전극 소재와 집전체에 나노 기술을 융합해 각각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이 같은 조건을 해결했다. 향후 플렉시블 디바이스 시대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관하는 항공IT융합혁신센터는 지난 9월 5개 항공기술의 국산화와 3개 기술 상용화 성공을 발표했다. 센터 운영 1년여 만에 거둔 성과로 관련 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약 328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지난해 5월 설립된 항공IT융합혁신센터는 대·중소기업 공동 연구개발(R&D)과 항공IT융합산업 경쟁력 강화 활동을 벌여왔다.

R&D협력 개발에 참여한 중소기업 코디아(대표 백명길)는 KAI와 공동으로 ‘민수헬기용 3D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 경찰청 헬기에 탑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디아는 2020년까지 매년 4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휴원, JNS, 넵코어스 등 5개 기업이 KAI와 협력해 국제표준 파워모듈, 임베디드 훈련SW 등 5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산업용 장비와 케이블 제어부품을 생산해 온 대건테크(대표 신기수)는 올해 처음으로 교육용, 산업용 등 4종의 3D프린터를 자체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산업부 지원 아래 개발한 이 3D프린터는 대건테크가 정밀 가공기기와 부품 개발 15년 노하우에 최신 IT를 결합한 결과물이다.

마린소프트(대표 이재인)가 한국해양조사협회와 손잡고 만든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바다지도 앱’ 또한 기존 해양기술에 ICT를 접목해 만든 대표적 융합 서비스다. 해양레저 활동에 이 바다지도를 활용하면 육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전조사와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바다 위 선박에서는 위치 파악 등 여러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레저 서비스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박경엽)은 불규칙한 풍력발전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운영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별 풍력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 유·무효 출력을 순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통합제어장치로 에너지 분야에 IT를 접목한 융합기술이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면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 명령이행, 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한 풍력발전단지 상시 출력변동률 제한, 시간대별 REC 가중치 규정 등 제어기능을 갖춰 대용량 신재생 전원의 안정적 보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이차전지, 해양레저,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연의 융합 성과가 이어지면서 동남권 3개 지자체는 융·복합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해양 융·복합소재 개발과 산업화에 착수했다. ‘해양 융·복합소재 산업화’는 오는 2020년까지 888억 원을 투입해 수분, 고염분, 심해압력 등 극한의 해양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섬유 및 소재를 개발하고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구개발 지원시설 건립과 ‘그린십 구현 소재’, ‘하이테크 소형특수선박 소재’, ‘차세대 해양 구조물 소재’ 등 3대 분야 4개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지난 10월 부산에 개소한 ‘SW융합클러스터 센텀센터’는 동남권 최대 ICT집적 단지인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제조+SW 융합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 센터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산학연 협력 아래 SW융합 R&BD사업, SW벤처창업 지원, SW창업사관학교 등 16개 사업을 전개한다.

경남도는 지난달 산업부 지원 아래 ‘핵심 IP산업화 촉진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경남도와 경상대는 매년 20억원씩 5년 간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아 항노화 분야 IP산업화 플랫폼을 개발 구축해 대학·연구소·기업체 등이 연구개발로 거둔 우수 지적재산권(IP)을 사업화해 나간다.

울산시는 내년에 국·시비 등 1825억 원을 투입하는 ‘ICT융합 인더스트리4.0(조선해양)사업’을 추진한다. 산학융합형 하이테크타운 조성과 선박의 안전 경제운항 분석, 디지털 생산, 선박의 원격 유지보수 등 ‘스마트쉽 기반 및 응용기술 개발’이 주요 내용이다.

울산 화학산업 고도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기존 화학산업에 IT, 나노, 바이오 등을 융합해 정밀화학, 바이오화학 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이다. 석유화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첨단 융합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높이고, 이차전지·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산업 발전의 토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표-동남권 주력산업 융합 및 고도화 방향>


표-동남권 주력산업 융합 및 고도화 방향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